살림의 경제학 - 사람을 살리고 자연도 살리는 살림살이 경제학!
강수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칼 폴라니는 경제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다는 근대적 경제학이 추상화한 개념이 아니라 인간의 살림살이를 말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하여 인간의 살림살이(human livelihood)라는 책을 저술했다. 저자 강수돌은 경제가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살리는 것이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살림의 경제학이라고 책 이름을 붙였다. 그는 일중독에서 벗어나기 라는 책에서 이미 현대 경제의 문제점이 인간을 건강하지 못하게 만드는 생산과 소비 구조에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단계를 넘어서 대안을 제시하며, 특히 경제위기를 맞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진영 전체와 그 중에서도 문제가 큰 우리나라의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개혁되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 제시를 위해 쓴 책으로 보인다.  

그는 전문 경제학자는 아니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솔한 언어로 건강한 삶을 지켜줄 수 있는 경제의 형태를 말해 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작은 규모의 공동체를 단위로 하는 경제라는 것이다. 국가가 주도하여 대규모 토목건설사업을 하고 대단위 시설을 만드는 케인즈식 경기부흥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가가 운영하는 사회보장제도도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복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 서로 대면할 수 있는 마을 단위, 지역단위에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는 공공 서비스와 지역단위의 자급자족체계가 기본이 될 때 그 경제는 인간에게 자아실현의 기회를 제공하고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지금의 경제위기 시대는 지금의 경제운용 구조에 대해 깊이 성찰해 볼 좋은 기회이고 이 기회를 밤낮 허리띠 졸라매고 노력봉사하여 넘긴다고 해서 사람이 사는 그런 경제가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사람을 지치게 하고 병들게 하는 경쟁구조는 더 사람을 왜소화시키고 소모품화시킬 것이다. 근본적으로 사람이 경제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가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그런 형태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것은 너무나도 단순, 명쾌한 진실이다. 지금의 경제가 그런 목표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 그런 경제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듯이 친절한 언어로 풀어나간 이 책은 그런 분명하고 선한 뜻을 독자들과 공유하는 데 부족함이 없을 만큼 진실되고 평이한 글로 되어 있다.  그래서 다 읽고 나서 머리가 맑게 정리되는 것을 느끼며 주위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그런 종류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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