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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해주세요
제페토 지음 / 다정한마음 / 2023년 3월
평점 :
물리적 상처에 대한 치유의 효과를 기대하거나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놀란 마음이라거나 상처 남에 대한 서글픈 감정에 대한 왠지 모를 치유.
가장 보통의 사람들이 '호~'에 대해 가는 상징적 의미가 아닐까요?

산마을 꼭대기 작은 집에 살고 있는 할머니의 이야기 '호 해주세요'
작은 산 위로 빽빽이 들어찬 주택. 한국에서 이러한 주거 환경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가요?
아마도 삶이 넉넉한 할머니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네요.

티비로 일기예보를 보고 있는 한 할머니.
빨간색과 흰색이 섞인 디자인의 밥솥이며, 옥색 싱크대 투도어 냉장고, 태극무늬 부채..
제페토 작가님의 디테일이 돋보이는 현실적인 장면입니다.
할머니는 아마도 혼자 살고 계신 것 같아요.
내가 계속 쓰는 오래된 물건들과, 어쩌다 이 집에 들어 오게 되어 쓰고 있는 물건들의 혼재.
그러나 갈끔 하게 정리하여 쓰는 모습에서 할머니의 캐릭터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지요.

일기 예보를 보며 과일을 깎다. 비가 올 것이라는 소식에 할머니는
빨래를 걷으러 나오시네요. 장독엔 못 보던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어요.

빨래를 걷어 집으로 들어가던 할머니는 돌멩이에 걸려 넘어지시고 말아요.
산꼭대기 집 외출도 왠지 자주 하시지 않을 것 같은..
왠지 외로워 보이는 집에서 돌멩이에 걸려 넘어지기까지 한다면 왠지 서러울 것 같은데요.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낯선 고양이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할머니의 다친 무릎을 '호~' 하고 불어줍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할머니의 아팠던 무릎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다 낫지요.
이 마법같은 치유의 능력을 가진 고양이와 할머니는 친구가 되어 서로를 돌보며 행복하게 오래 오래 잘 지낼 수 있었을까요?
후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이 그림책을 직접 만나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백희나 작가님 이후로 이렇게 디테일하게 조형물 작업을 통해서, 현실 느낌을 잘 살려 만든 이미지의 그림책은 오랜만이었어요.
시각적 요소들을 보는 재미만도 쏠쏠했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그림책을 보며, '스즈메의 문단속'이라는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스즈메가 뽑아 올린 요석이 변하여 나타났던 고양이 '다이진'과 '스즈메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고양이 '다이진'은 사랑스러운 모습과 함께 예측 불허의 모습을 보이며, 스즈메를 어렵게 만들기도 하고, 슬프게 만들기도 하죠. 그렇지만 결국은 스즈메의 행복을 바라는 모습을 떠올리며, 이 그림책의 할머니와 고양이를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림책 '호 해주세요'의 할머니와 고양이가 좀 더 해피엔딩이지만 말에요? ㅎㅎ
우리는 모두 어떤 상처를 갖고 살아가고, 치유되기를 희망하죠.
때론 영화로, 그림책으로, 음악으로 위안과 치유를 얻는데, 공통점은 스토리가 있다는 것이죠.
우린 이야기로 결국 치유를 얻게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합니다.
재미와 치유가 있는 그림책과 함께 5월 따뜻한 가정의 달이 되시길 바랍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 받아 작성하는 솔직리뷰입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