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에트와 그림자들 - 2022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프리마 수상작
마리옹 카디 지음, 정혜경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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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이라는 물질은 비어 있고, 빈 채로 우주에 닿은 것이 영혼이야.

그런데 빈 컵에 물을 따랐어.

여기 유리컵에 보이차가 들어갔지?

이 액체가 들어가서 비운 면을 채웠잖아. 이게 마인드라네.

.

.

마음을 비워야 영혼이 들어갈 수 있다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이라는 책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나와 하나도 닮지 않은 그림자가 어느 날 불쑥 내 잔에 채워졌지만,

그래서 넘칠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는 나의 그릇의 상태에 달려있다 라는

이번엔 성인의 관점에서 읽어낸 스토리를 저는 이야기하려 합니다.


사자는 어느 날 죽고, 사자의 그림자만 홀로 남겨졌다는 첫 장면에서

물 속의 그림자를 보며 찻잔과 차, 마인드와 소울이 문득 떠 올랐습니다.


홀로 남겨진 사자의 그림자는 이내 지루해졌다고 해요.


그래서 사자의 그림자는 길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걸은 끝에 어떤 집 하나가 사자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물에서 나온 사자의 그림자는 여전히 물기를 머금고 있는 모습이 왠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집에는 아리에트라는 여자아이가 있었어요.

사자는 아이를 바라보다 아리에트의 그림자가 되고 싶어 집니다.


그래서 물웅덩이 근처에서 기다리다가 아리에트가 다가온 순간, 냅다 뛰어들었데요.

이 장면에서 재미있는 점은 아리에트는 책을 보고 있는 반면,

아리에트의 그림자는 물웅덩이 속에서 사자를 보고 깜짝 놀라 책을 놓치고 있죠.



사자의 그림자가 들어간 후 아리에트의 그림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사자의 그림자를 갖게 된 아리에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 그림책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그림자는 항상 물을 매개로 이동하고 확장되며 축소한다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잔과 물이 같이 떠올랐던 것 같아요.


아리에트의 그림자에 사자가 대뜸 뛰어든 모양새지만,

결국은 아리에트가 그 만큼의 여유 공간이 있었기에, 마음에 여유가 있는 친구였기에

사자의 그림자를 만나게 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아이는 빈 채로 우주에 닿은 영혼과도 같은 존재이고,

성장하며 스스로의 잔을 채우는 마인드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자기의 그릇을 넓혀나가는 성장. 대기만성 이라는 말도 있죠.

이 그림책에서 그런 기운을 느껴봅니다.



그림책은 언제나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

그래서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을 읽으면서도 

시대의 지성이라 불리 우는 큰어른의 인터뷰가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마무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위 서평은 제이포럼 이벤트로 출판사로 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작성하는 솔직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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