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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빙수 눈사람 펑펑 1 ㅣ 팥빙수 눈사람 펑펑 1
나은 지음, 보람 그림 / 창비 / 2024년 11월
평점 :
안녕하세요. 이번에 이벤트의 힘을 빌려 팥빙수 눈사람 펑펑 1권의 리뷰를 쓰게 되었습니다.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으로 잘 알려진 뮌히하우젠 남작이란 인물이 있습니다. 워낙 황당하고 허무맹랑한 이야기들뿐이라 남작의 모험담을 실제 경험담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지만 어린시절의 저는 남작이 들려주는 그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흥미진진하게 읽곤 했었죠. 하지만 한 에피소드만큼은 아직도 슬픈 기억으로 남아 있을 정도로 너무나 이질적이고 충격적이었습니다. 남작이 북극을 여행하던 에피소드였나요. 순식간에 북극곰 무리에 둘러싸인 남작은 기지를 발휘해 북극곰 한마리를 몰래 죽여 그 가죽을 뒤집어쓴뒤 남은 무리에게 레슬링을 하자며 접근해 차례대로 칼로 찔러 쓰러트렸죠. 물론 곰은 사람은 찢는다는 말도 있고 살기위해선 북극곰들을 남김없이 모두 쓰러트릴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르지만 그 방식이 어린이의 눈으로 보기에도 상당히 비겁하고 끔찍해서 그때만큼은 처음으로 남작의 모험을 응원하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이번에 소개할 팥빙수 눈사람 펑펑에 등장하는 북극곰은 우리에게 어떤 이미지로 다가올까요? 맛있는 팥빙수 재료를 가져오면 원하는 그 모든 것을 다 볼수있다는 신비의 안경을 만들어주는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눈사람 펑펑. 그날도 역시 손님들의 안경에 쏙 들어맞는 렌즈를 찾기위해 얼음을 구하던 펑펑은 그곳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던 북극곰 한마리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는 바로 스피노. 별똥별이 수없이 떨어지는 그 낭만적인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소원을 빌고 또 빌던 펑펑과 스피노는 서로를 본 순간 왠지모르게 묘하게 닮은 구석이 많은 질긴 인연이 되리라 직감하죠. 세계일주를 꿈꾸는 펑펑과 세계 제일의 인기많은 북극곰이 되기를 원하는 스피노. 그때는 잠시 스쳐지나가는 인연으로 서로를 떠나보낸 둘이지만 펑펑이 안경점의 직원을 모집하자 자신있게 그 면접장소에 입장한 스피노를 봐선 앞선 후보들을 돌려보낸 펑펑도 막판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스피노도 처음부터 어느정도 이 운명을 예상했던걸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여기서 어린시절의 충격을 상쇄할 아주 재미난 상상을 발견할수 있었습니다. 뮌히하우젠 남작처럼 전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꿈과 희망을 보여주는 펑펑. 그러다 북극에 들렀을 때에는 북극곰 무리에 둘러싸여 끔찍하게 찢길 걱정할 필요없이 같이 동행한 스피노에게 부탁해 서로 살떨리는 악수를 나눠볼수도 있겠죠. 왜냐하면 스피노는 세상에서 제일 매력넘치는 북극곰이니깐! 틀림없이 종과 종을 초월한 훈훈한 만남도 문제없이 능숙하게 추진해볼수있겠죠? 이책을 읽는 어린이 여러분들도 이번 펑펑과 스피노의 빙수의 찰떡같은 만남을 통해 비록 허풍이라 할지라도 끝없이 무한히 세계관을 확장시켜나갈수있는 자신만의 재미난 상상을 발견할수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