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반전에서 반전을 거듭하며 연신 독자들에게 흥미진진함을 선사한다 (....)
주인공의 이름마저도 독자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하나의 장치이기 때문에, 건드리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지만 탄탄한 설정과 세계관, 변한 지구의 모습과 그 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다가왔다. 또, SF 소설의 특징들도 빠짐없이 즐거움을 준다. 수상한 박사의 잘못된 연구는 SF만의 클리셰이자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다. 특히, 뻔한 클리셰가 아닌 SF만의 시선으로 접근한 재미가 좋았다.
가장 좋아했던 캐릭터는, 미모의 우주비행사 X이다. 악당으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조연으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분이야말로 반전의 클라이막스를 찍은 인물이 아닌가 싶었다.
굳이 스포일러를 하고 싶지는 않아서 정체는 밝히지 않기로//
전형적인 아포칼립스 판타지가 아닌, '지구가 망가진다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까'에 대해 상상해 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지구가 망가진다면'이라는 상황에서, 우리는 서로 무엇이 옳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매우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새로운' 것들이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들 중에서도, 주인공은 할머니와 공유하는 '한국'을 통해 '과거'에서 '지금'에 필요한 점을 찾아낸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SF의 가장 큰 매력인, '과학적인'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조금은 현실처럼 다가오는 이들의 이야기가 오히려 더 책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점이 기뻤다. 그래, 이 맛으로 SF 읽는 것 아닐까?
책의 전개에서 빠질 수 없는 식물, '플론'은 '파란 막대사탕을 닮은 꽃'이 달린 식물이라고 묘사된다. 어째 나는 '알리움'이 생각나서 읽는 내내 알리움 생각을 했다. 파란 알리움이 정말 있다면, 신기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