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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뜨린 것 모른 척한 것 바꿔야 할 것 - 한국 사회의 변화를 갈망하는 당신에게
강인규 지음 / 오마이북 / 2012년 11월
평점 :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사실, 늘 생각하는것이지만, 누굴뽑든 정치에 물들어지면 다 똑같아진다라는 생각이 점점 뿌리박혀지고 있는 실정이다. 흙탕물에 깨끗한 물 한컵 부어봤자 그 흙탕물에 영향을 주는것도 아니고, 여하튼 우리나라 정치나 사회에 대해 비관적일수 밖에 없는 현실이지 않던가. 어느순간부터 이러한 불신은 점점 사회와 정치로 부터 나를 격리 시키고 있었다. 그래서, 심지어는 내 아이들에게 너들은 장가가서 애낳지 말고 너희들만 행복하게 잘살아라 라는 웃지못할 농담까지 한적이 있다. 이 책은 그런 현재의 나에 대한 반성일지도 모르는 심정으로 선택한 책이었다. 내가 무관심했던 것, 눈감았던 것, 될대로 되라 식으로 방관했던 것들에 대한 찔림 같은것일수도 있었다.
그랬다. 작가는 내가 방관했던 것들에 대해 속속들이 파헤쳐주었고 나름의 제시책을 찾도록 도와주고 채찍질 하고 있었다. 신문을 보면 늘 화가 나는 일들이 많다. 정치판은 둘째치고 묻지마범죄, 성적비관자살과 같은 것은 그만두고, 사회이슈를 다룬 영화판도 그렇다. 이 책은 그렇게 우리가 느끼는 것들은 물론 우리가 느끼지도 못하고 간과했던 것들에 대해서 던지고 있다. 그래서 난 책을 읽으면서 예전 소위 기성세대라고 불르며 한심해했었던 그 부류들과 다름없어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여 창피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였다.
그랬다. 어느순간 난 변화를 두려워하는 세대가 되어 있었다. 의료 민영화일때도 보험 많이 들어놔야지 하며 간과했고, 반값등록금이야기가 나왔을때도 그정도 능력은 되는데 머, 하며 간과했고, 4대강 이야기가 나왔을때 잠깐의 분노도 있었지만 곧 잊어버렸고, 88만원 세대이야기가 나왔을때도 능력을 키우면 되지 하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내 위주의 생활에 사회를 꿰어 맞추고 있었다.
그런 내게 또는 우리에게 이책은 경고한다. 좀더 심각하게 생각해 보라고 말이다.
우리 다음 세대가 이렇게 얼마나 더 힘들게 살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리고 조금은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말하고 있다. 우리가 모른척하고 넘어가 망가뜨려진것들을 이야기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위해 바꿔야 할것들을 말하고 있다.
복지국가, 우리가 입으로만 외치는 복지국가가 되어질 대한민국을 위해 이정도는, 이것만큼은 인식하고 바꾸자 하는 것들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책을 덮고 나서 몇몇 도그이어들을 다시 펼쳐보았다. 따뜻한 보수를 외쳤던 현정부, 결국 기업의 존재 목적이 생활보장이 아니라 이윤추구라는 논리와 담합하여 실직자들을 배출한 이 불행하고 어쩔수 없다고 비관한 현실에 소아마비 백신의 특허출원을 거부한 소크박사의 이야기를 했다.
세상은 이렇게 한사람 한사람에 의해 바뀔수 있다고, 아주 오래전에 본 동화책 생각이 불현듯 낫다. 한 노인이 황무지를 30년에 걸쳐 천연숲으로 바꾸어 놓은 이야기, 또 TV광고에 취업준비생인 한 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이정표의 화살표를 붙여놓던 영상이 생각났다. 한사람에 의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그 한사람이 이젠 나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변화는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고 그렇게 눈에 보여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오래 걸린다해서 금방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아무도 시도 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언제나 황무지속에서 허덕이면서 원시영혼을 갖은채 살아야 할 것이다. 다행이다. 이책을 지금 이 시점에서 만날수 있었던것이..
난 조금 더 적극적인 국민이 될 것이기에..
가치관이 배재된 교육은 사람을 영리한 악마로 만들 뿐이다. 루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