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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해서 떠났다 - 220일간의 직립보행기
최경윤 지음 / 지식노마드 / 2013년 1월
평점 :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우주비행사가 꿈인 20살의 한 여대생이 무작정 떠난 베낭여행기이다.
사실 내겐 그닥 맞지 않을 책이고 같은 나이대에 있는 아들에게 읽히고 싶어 신청한 책이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읽게 된 책, 참 용감한 스무살 여자아이의 6개여월간의 여행기는 그녀가 살아온 세월의 두배를 보다 더 산 나에게도 있었을 답답함에 대리만족 내지는 부러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리곤 나도 여행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 친구처럼 그저 무작정 떠나는 여행은 아니지만, 계획성 있게 준비해서 떠날 나만의 여행을 말이다.
여행, 듣기만 해도 설레는 말이다. 국내의 작은 마을이든 국외이든, 낯선곳을 보고 느낄수 있다는 기대감은 가슴설레임을 동반할수 밖에 없다. 20살에 느낄수 있는 답답함과 불안감, 작가가 여행을 떠나게 된 동기였다. 여행을 통해서 스스로의 가치를 깨닫고,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떠난 셈이다. 누구나 생각할수 있지만 실천에 옮기기는 참 힘든데 작가는 주저없이 행했다. 그녀가 고른 여행지 인도와 남미의 선택은 그녀의 상황과 모험심을 충족시켜줄 지구상의 최적의 공간이었을게다. 그런점에서 나이어린 여행자의 용기가 부러웠다.
책은 일기처럼 쓰여져있다. 날짜가 씌여져 있고, 그녀가 여행하면서 메모했거나 그렸던 한페이지 또는 한 컷의 삽화와 같은 것이 삽입되어있고, 사진이 함께 있다. 내용도 누구에게 읽히기 위한 것이 아닌 그저 일기처럼 가끔씩은 혼자말처럼 전혀 다듬어 지지 않은 서툼이 있다. 그래도 직접 겪은 경험이기에 어쩌면 인도 또는 남미로 여행을 떠날때 지침이 될수도 있겠다. 그녀가 갔던 곳은 계획된 곳이 아니다. 게스트하우스나 숙소등에서 만났던 외국인 친구들이 추천했던 곳이고 현지에서 즉석해서 결정되어 갔던 곳이다. 그래서 오히려 매력이있는 여행지 일 것이다.

그리고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소통, 그리고 순간의 느낌들을 그대로 여과없이 적고 있다. 20세의 풋풋함이 그대로 전해오는 대목들이 참 많았다. 숨기지도 꾸미지도 않은 감정들과 생각들이 말이다.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런 순수함의 시대로 말이다. 한국으로 돌아오기전의 감정, 즉 일상으로 삶으로 돌아오기전의 감정 역시 솔직했다. 일탈속에서 느꼈던 자유를 빼앗길것 같은 두려움말이다. 바쁜 일상과 현실에 적응해 형식적인 관계를 만드는 현실에 대한 두려움, 마지막 장에 노트에 적힌 글, 인사잘하기, 소통, 대화, 오픈마인드, 붙임성, 잊지말자. 참 간단한 단어들로 그녀는 여행을 정리했다.
노트에 적어본다. 어린친구가 여행했던 곳들, 그리고 내가 가고 싶었던 곳들을.. 조금은 다른 모습의 여행일테지만 말이다.
2013.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