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을 땐 사하라로 떠나라
유영만.유지성 지음, 김필립 사진 / 쌤앤파커스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사하라...

아주 오래전 영화 브룩쉴즈가 주연을 했던 영화가 사실 먼저 떠올랐다. 남자 주인공은 기억이 나지 않고, 어째건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사하라 사막을 배경으로 펼쳐졌던 그 영화가 기억났다. 그리고 작가를 보곤 브리꼴레르의 작가가 오지레이스 전문가 유기성이란 사람과 함께 동행한 사하라레이스에서 둘은 각각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그 여정을 받아들였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었다. 과연 유영만님의 사하라와 유기성님의 사하라는 달랐다.

 

책은 part1에선 유영만님의 사하라를 part2.에선 유기성님의 사하라를 적고 있다.

사실 소설처럼 한번에 읽혀진 책은 아니었다. 한번에 서너페이지읽고 멈추었다간 다시 또 50여페이지정도를 읽고 멈추고 그러기를 반복하며 읽어진 책이다. 그리고 그 상황에 나를 대입해보기를 반복하였다. 그만큼 생각을 많이 하며 읽은 책이다. 그럴것이, 250km를 6박 7일동안 걸쳐 달리게 되는 극한의 레이스에서 인간이 갖을수 있는 모든극한의 상황에 접하기를 반복하면서 그때마다 경험하면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담아낸 책이니 나 역시 그만큼은 당연히 아닐지라도 비슷하게나마 그 극한을 함께 공유하다보니 단숨에 읽혀지진 않은듯하다.

 

유영만님의 사하라여정은 참 생각이 많았다. 아마 처녀출전이라 더욱 그 깊이가 강하지 않았을까 싶다. 첫날의 여정, 둘째날의 여정등을 책크포인트(쉬는기점)을 격어가며 그때마다 자신이 느겼던 생각들을 차분히 정리하였다. 그러나 그내용을 보면 웬지 한계에 도달한후 그 끝을 본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에 비해 유기성님의 글은 그냥 편했다. 오지전문가라는 말때문이었을까? 아닐것이다. 수많은 경험을 한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그런 편안함이다. 스스로는 늘 매번의 레이스가 힘들고 어려웠다지만, 그의 글은 유영만님의 글보다 덜 절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경험, 그건 정말 소중한 자산임을 더 확고히 해주었다. 내가 아니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유영만님의 글에 더 공감할수 밖에 없는 이유일것이다.

 

둘째날에 대한 유영만님의 메모는 험난한 40km를 달린 둘째날 사막 레이스 너무 힘들었지만 평생 잊을수 없는 광할한 사막에서의 고독한 독백의 시간 자연과 나눈 따뜻한 대화 우주와 함게 했던 장편의 서사시를 경험한 시간이었다. 였다. 실제로 저글에서 몸에 와닿는 건 고독한 독백의 시간란 대목이었다. 작가는 참으로 많은 어록을 남겼다 그의 어록들중 수많은 문장이 밑줄그어졌다. "체험해보지 않고 머리로 이해할수는 있지만 체험해보지 않고 가슴으로 느낄수는 없는 법이다. ","사람은 이전과 다른 불안한 상황에 직면하면 뇌가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움직인다. ", "불안은 창조의 원동력이다. ", 삶은 달려온 거리, 올라간 높이로 승패를 결정하는 경주나 등반게임이 아니다. 삶은 얼마나 많이 감동하고 감탄해는가에 따라 행복이 결정되는 드라마이다. ", "일이 어렵기 때문에 도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세네카.".....

 

셋째날, 힘이 들땐 무슨 생각을 해도 여전히 힘이 든다. 그때는 그저 버티고 견뎌내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이러한 생각들로 가득찼던 작가는 결국 레이스를 포기하고 만다. 지금하지 않으면 반전도 역전도 없고 당연히 가슴뛰는 감동도 없다. 지금 도전하는 사람이 나중에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수 있다는 생각으로 도전한 사막레이스는 결국 세째날 세번째 첵크포인트에서 포기한다. 아쉬움, 허망함.. 그때 작가의 심정에 가슴이 함께 아팠다. 그리곤 동의한다. 실패는 당신이 새롭게 출발할수 있는 이유라는 말에.... 난 좀더 실패에 대해 관대해져야겠다. 주저 앉지 않는다면 실패는 실패가 아닌것이다.

 

좀더 여유로움과 편안함을 느꼈던 유기성님의 글을 대할때 이미 전문가란 생각을 갖어서인지 그렇게 절박하거나 극한이란 느낌이 덜 들었다. 선입견이란것은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역시 처녀출전의 시기가 있었을것이지만, 많은 오지를 경험한 사람이란  안도감이 깔린 상태로 글을 접했던것 같다. 그러나, 맨 뒤 그가 느낀 6가지 인생의 지혜에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그리곤 혹시 지치거나 위로가 필요할 때를 대비해 사진을 찍어 저장했다. 어쩜 가끔 친구가 외롭고 힘들때 난 유기성님의 글을 인용하여 그 친구를 위로해줄지도 모르겠다. 참 공감 . 공감... 공감가는 글이다.

 

책을 덮으매, 아쉬움이 남는다.

넘 오랫동안 내 곁에 있어서 였을까? 소설과는 다른 감동이 있었다.

이제 막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아들 방에 슬쩍 놓아주었다. 그애도 공감할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ps. 아 책에 오타를  발견했다는 ^^ p81쪽 후반부에 부담감도 이고, 불안감도 짐이며, 목적지에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막막함도 짐이다.

 

2013.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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