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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백나무성의 라푼젤
배명은 지음 / 고블 / 2026년 8월
평점 :

"제가 호러를 쓰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직접적이지 않은 허구의 이야기로
독자님들께 안전한 두려움을 선사하는 데
흥미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이야기하면서 말이죠."
_ p.303, 「작가의 말」
*
고블 출판사 서포터즈, '고블린' 2기의 첫 책으로
배명은 작가의 첫 호러 단편소설집,
『측백나무성의 라푼젤』을 만났다.
책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라푼젤' 등의 원작과
다양한 풍속 및 전설 등의 토대 위에
'호러'라는 장르로 성을 쌓아 올렸다.
또한 작가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측백나무성의 라푼젤』은 호러 소설인 동시에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품고 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의 만행,
폭력에 희생당한 여성들과 소수자,
그리고 엇나간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까지.
다시 생각해 보면 작가는
여러 사회 문제들을 호러라는 형식을 빌려
더욱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
📕 「모자 장수와 나」
일본군에게 할머니를 잃은 '아리'는,
독립운동을 하고 있는 이모 대신
이모의 친구를 만나 조선을 떠나는 기차에 오른다.
그 기차에서 등에 궤짝을 짊어진 '모자 장수'를 만난다.
+ 장편소설로 만나보고 싶었던 작품.
📗 「1월 16일생」
정월 대보름, '나'는 동생을 만나러 고향으로 향한다.
오랜만에 보는 여동생은
예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1월 16일, 귀신의 날.
부엌에서 집에 몰래 들어온 한 남자를 만난다.
📘 「결계의 방」
갑작스러운 취직으로 급하게 집을 구하게 된 '나'.
오래된 아파트였지만, 깔끔한 내부에 계약하게 된
에덴아파트 103동 101호.
이사 첫날, '나'는 사각사각사각 거리는
정체 모를 긁는 소리를 듣게 된다.
📙 「벌레 대왕」
현장 노동자로 일하는 '영달'은
일이 끝난 뒤 이어진 술판에서
자신을 탐탁지 않아 하던 '정섭'에게 맞고 만다.
도망쳐 나온 영달은 골목에서 한 여자를 만나는데,
그녀의 입에서 딱정벌레가 기어 나온다.
📕 「나를 부르는 소리」
빌라 1층에 살고 있는 '나'는
2층에 사는 한 커플의 민폐 행동들로 피해를 본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2층 여자가
남자에게 폭행 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집으로 도망쳐 경찰에 신고한다.
📗 「측백나무성의 라푼젤」
박람회 출장을 간 '동해'는
은퇴 후 귀촌하신 대학교수님 댁에서 머물게 된다.
방문 첫날, 교수님 댁 앞에서 비에 흠뻑 젖은 채
교수의 딸을 찾는 한 여자를 만난다.
📘 「매혹」
사업이 망하고 귀농을 한 부부.
이사한 마을엔 천 년 묵은 지네에게
마을의 안녕을 위해 처녀들을 제물로 바쳤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천룡산'이 있었다.
한편 남편 '정우'는 시골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며
화를 내고,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
책과 함께 온 편집자의 편지에서
"정말로 가장 무서운 것은
무언가를 영영 돌이킬 수 없다는
바로 그 사실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문장에
무척 공감했다.
결국 귀신 보다 '산 사람'이 더 무섭고,
(하다못해 사람이 죽어서 귀신이 되는 이유도
생전에 '사람'으로 인해 생긴 원한 때문이니까.)
돌아갈 수 없는 선택으로 인한 결과가
우리의 삶을 가장 두렵게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지금 세상이 그렇다고 나까지 그래야 해요? 폭력과 억압은 언제 어디에나 있었어요. 그런 게 아니면 신분 계급과 탐관오리, 나라를 팔아먹은 이 들이 어디서 갑자기 솟아났겠어요? 그리고 앞날도 장담할 수 없다면, 그렇게 만들지 않는 게 우리들의 몫이라고요." - P27
"둘 중 어느 걸 선택해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면, 부정적인 거 말고 좀 더 긍정적인 쪽을 선택해라, 이왕이면!"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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