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비인 - 성해나 기담집
성해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간 전 사전 서평단으로 먼저 만나본 성해나 작가의 신작 『인비인(人非人)』은 ‘인간’과 ‘비인간’, 그 경계의 순간을 담은 작품이다. 소설은 어제(과거), 오늘(현재), 내일(미래)이라는 거대한 시간의 스펙트럼을 배경으로 한다. 일제강점기 생체실험으로 태어난 잿빛 덩어리부터, 다큐멘터리 소재를 찾기 위해 전생 믿는 모임에 잠입했다가 진짜 윤회를 믿게 된 감독, 그리고 기묘한 느낌을 가진 액션 전문 휴머노이드까지.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아홉 편의 기이한 이야기는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강력한 흡입력을 가진다. 가제본에 담긴 세 편의 이야기들을 단 몇 시간 만에 읽어 내려가게 만든 작가님의 압도적인 필력에 다시 한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은 전작 『혼모노』를 넘어선, 단언컨대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이 선물하는 가장 흥미로운 기담집이 아닐까.


보통 우리는 사람이 더는 사람 같지 않다고 느껴질 때 섬뜩함을 느낀다.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녀야 할 온기와 도덕성, 즉 '인간성'이 사라진 존재를 마주했을 때의 기괴함은 그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보다 무섭게 다가온다. 읽어 본 세 편에서 귀신 하나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책장을 넘기는 내내 온몸에 서늘한 감각이 감도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소설 속 괴이한 ‘인비인’들의 모습은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부조리 또한 반영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더워지는 여름날 읽기 좋은 마냥 가벼운 기담집이 아닌,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서늘한 ’살아있는 기담집‘이 아닐까 싶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