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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
스즈키 고지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3월
평점 :

탐정 게이코에게 어느 날 옛 연인 겐스케가 찾아온다. 그는 15년 전 죽은 친구 도시히로에게 아이가 있는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하며, 손주를 찾아달라는 노부부의 의뢰를 건넨다. 당시 도시히로의 연인이었던 유카리를 추적하던 게이코는, 비슷한 시기에 발생했던 사이비 종교 단체의 집단 사망 사건과 맞닥뜨린다. 과거의 비극은 현재의 연쇄 사망 사건과 기묘하게 얽히기 시작하고, 게이코는 그 중심에 놓인 서늘한 진실을 향해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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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iquitous: 어디에나 있는
소설 『유비쿼터스』는 인간이 식물을 보호하고 통제한다는 지극히 인간적인 생각을 뒤엎는다. 오히려 식물이 인간을 조종한다는 파격적인 관점의 공포소설이다. 김초엽의 SF 『지구 끝의 온실』이 식물을 통한 구원과 재건을 말했다면, 이 소설은 그 반대편에서 식물의 서늘한 생존 본능을 파고든다. 제목의 진정한 의미는 소설의 끝에 다다라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어디에나 있다'는 것은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는 것이며, 우리의 의지만으로는 결코 그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EBS 다큐프라임 '녹색동물'은 소설 속 식물의 가공할 힘을 시각적으로 증명해 준다. 다큐멘터리는 수동적이고 정적인 존재로만 여겨졌던 식물이 동물 못지않게 치열하고 영악하게 생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계면활성제로 모기의 표면 장력을 무력화하는 식충 식물 '헬리암포라', 비 오는 타이밍에 맞춰 스스로 드릴이 되어 땅을 파고드는 '국화쥐손이'의 씨앗, 번식을 위해 제 뿌리를 뽑고 구르는 '회전초'까지. 이들의 생존 전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식물이 자신들을 위해 동물을 조종한다는 소설적 설정이 소름 돋을 만큼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이유로 식물을 그저 '지켜줘야 할 연약한 존재'로만 간주했던 편견이 무색해진다. 이 '조용한 정복자'들은 지금도 우리 바로 곁에서 이용할 타이밍을 노리고 있을지 모른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이미 이용당하고 있는 중일 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연약하게 포장해 인간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식물이 설계한 가장 완벽한 생존 전략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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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지구 생명체의 총중량 99.7퍼센트를 식물이 차지하고, 동물은 고작 0.3퍼센트에 불과하죠. 인간의 중량은 0.3퍼센트의 일부에 지나지 않고요. 지구 생명체를 식물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무슨 수를 써도 식물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을 겁니다. - P31
좀 더 빨리 달리는 능력을 키우는 게 안전 운전으로 이어지는 첫걸음입니다. 일단 속도의 한계를 체험한 후에 몸을 사려서 달려야겠죠. 인생도 마찬가지잖아요. 큰 위기에 맞서서 마음을 통제해 본 사람만이 인생을 안전하게 헤쳐나갈 힘을 지녔다고 할 수 있듯이. - P152
인간이 삶을 허락받는 것은 식물의 의도에 맞게 행동할 때뿐입니다. 기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일방적인 에너지 공급이라는 생존의 근본이 차단되어 제거될 우려가 있어요. - P252
인간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는 존재를 ‘선‘이라고 받아들이곤 한다. 그러나 자연이 인간만 편애할 거라고 기대하는 건 희망적인 관측에 불과하다. 인간 말고 다른 모든 생명체의 이익을 우선해 인간을 배제할 수도 있다. 그럴 때 자연의 행동은 인간의 눈에 ‘악‘으로 비친다. 넓은 관점에서는 ‘선‘이지만, 인간의 관점에서는 ‘악‘으로 변모할 수 있는 것이다. - P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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