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박태원 지음, 이상 그림 / 소전서가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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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줄거리 흐름이 존재하지 않”아 더욱 매력적인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소설은 낮에 집을 나서 밤늦은 새벽, 귀가하는 소설가 구보 씨의 하루를 그린다. 발길 닿는대로 정처없이 경성 시내를 떠돌며, 끊임없이 무언갈 생각하는 한 청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은 그렇게도 밤을 사랑하여 마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그렇게도 용이하게 이 밤에 즐거움을 구하여 얻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은 일순, 자기가 가장 행복된 것같이 느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얼굴에, 그들의 걸음걸이에, 역시 피로가 있었다. 그들은 결코 위안받지 못한 슬픔을, 고달픔을 그대로 지닌채, 그들이 잠시 잊었던 혹은 잊으려 노력하였던 그들의 집으로 그들의 방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p. 183


행복이란 무엇인지,

고독과 우울, 돈과 사랑 같은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20대 청년시기의 고민들.


그 시기를 지나고 있는 20대, 

그리고 이미 그 시기는 지나왔지만,

여전히 그 고민들이 진행 중인 모든 독자들을 아우르는 책이다.


+ 

소설 뒤에 이어지는 대담을 함께 읽고나면, 고3으로 돌아가 문학 공부를 하는 기분이 든다.


+ 

구보 씨는 아마도 IN( )P일 것 같다.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 말 거는 걸 싫어하고 = I

전차에서, 길 위에서 계속해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 N

경성 시내를 여기저기 발길 닿는대로 다니고 = P 

T인지 P인지는 좀 헷갈리지만, 읽는 동안 불편함이 없었던 걸 보면 아마도 나와 같은 INFP가 아닐까 싶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제 방에서 나와, 마루 끝에 놓인 구두를 신고, 기둥 못에 걸린 단장을 떼어 들고, 그리고 문간으로 나가는 소리를 들었다. - P9

어머니의 사랑은 보수를 원하지 않지만, 그래도 자식이 자기에게 대한 사랑을 보여 줄 때, 그것은 어머니를 기쁘게 해준다.
- P16

안전지대 위에, 사람들은 서서 전차를 기다린다. 그들에게, 행복은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은 분명히, 갈 곳만은 가지고 있었다. - P29

일찍이 그는 고독을 사랑한 일이 있었다. 그러나 고독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의 심경의 바른 표현이 못 될게다. 그는 결코 고독을 사랑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아니 도리어 그는 그것을 그지없이 무서워하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고독과 힘을 겨루어, 결코 그것을 이겨 내지 못하였다. 그런 때, 구보는 차라리 고독에게 몸을 떠맡겨 버리고, 그리고, 스스로 자기는 고독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라고 꾸며 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 P34

그들은 거의 다 젊은이들이었고, 그리고 그 젊은이들은 그 젊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자기네들은 인생에 피로한 것같이 느꼈다. 그들의 눈은 그 광선이 부족하고 또 불균등한 속에서 쉴 새 없이 제각각의 우울과 고달픔을 하소연한다. - P57

구보는 차를 마시며, 약간의 금전이 가져다줄 수 있는 온갖 행복을 손꼽아 보았다. 자기도, 혹은, 팔 원 사십 전을 가지면, 우선, 조그만 한 개의, 혹은, 몇 개의 행복을 가질 수 있을 게다. 구보는, 그러한 제 자신을 비웃으려 들지 않았다. 오직 고만한 돈으로 한때, 만족할 수 있는 그 마음은 애달프고 또 사랑스럽지 않은가. - P58

애달프고 또 쓰린 추억이란, 결코 사람 마음을 고요하게도 기쁘게 도 해주는 것은 아니었다. - P130

사랑하는 이들이여. 그대들 사랑에 언제든 다행한 빛이 있으라.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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