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렐라이의 일기> 서평단 발표를 기다리면서 영화를 먼저 봤다. 영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는 제인 러셀과 마릴린 먼로 주연의 뮤지컬 영화다. 마릴린 먼로가 정말 예뻤다. 마릴린 먼로의 작품을 처음 보는 거였는데, 왜 마릴린 먼로가 대중문화의 아이콘이었는지 바로 이해가 갔다. 특히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노래하는 장면에서 정말 아름다웠다. 예쁘다는 말보다 아름답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원작 소설과 영화의 내용은 조금 차이가 있다. 소설은 로렐라이가 쓰는 일기 형식으로 되어 있다. 로렐라이가 도로시와 함께 유럽을 여행하며 만나는 신사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소설 속 로렐라이는 도로시가 '교양 머리'없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교화시켜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영화는 로렐라이와 도로시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에서 둘은 같은 쇼에 서는 친구로, 로렐라이는 남자의 외모만 보는 도로시를 걱정하고, 도로시는 로렐라이가 처한 위기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준다. 소설과 영화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나는 신사들 모두가 우리 여성들을 보호해 줬으면 하는 것 말고는 바라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하지만 그들이 우리 여성들을 그렇게 열심히 보호하려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었죠."(p. 159) 이 문장을 읽었을 땐, 로렐라이가 좀 측은하기도 했다. 로렐라이의 행동들이 어쩌면 생존 본능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말이다. 로렐라이는 보석도 좋아라하지만, 그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앞서 생각하고, 생각한 바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진취적인 여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