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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7 ㅣ 미키7
에드워드 애슈턴 지음, 배지혜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7월
평점 :
#SF #우주개척 #복제인간
#소모품 #토착생명체
"내 기억을 가진 또 다른 내가 있다면...
그는 내가 맞을까?"
리디북스 전자책으로 <미키7>을 만나보게 되었다. <미키7>은 봉준호 감독 차기작 영화의 원작 소설로, 로버트 패틴슨, 틸다 스윈튼, 마크 러팔로가 출연을 확정해 화제가 되었다. 이러한 <미키7>의 후속작이 2023년 발표될 예정이라고 한다. 잊지 말고 읽어봐야겠다. 숨겨둔 버블 폭탄의 이야기가 이어질까? 무척이나 궁금하다.
이야기는 '미키7'이 크레바스에 빠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진짜 죽는 것도 아니잖아.", "재생" 등의 이야기가 나와서 미키 7이 로봇인가? 하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미키7은 일곱 번째의 미키를 뜻하는 것이었다. 바로 복제인간이었다는 것. 그는 새로운 행성에서 소모품 역할을 하는 작업자 '익스펜더블'이다. 말 그대로 소모품이었다. 기계들조차 할 수 없는 극한의 작업을 하는 복제인간 소모품. 다시 재생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고통을 느끼고 생각하고 기억하는 인간에게 그런 작업을 시킨다니. 정말 잔인했다.
그들이 도착한 새로운 행성 '니플하임'에는 '크리퍼'라는 토착 생명체가 있었다. 크리퍼는 매우 공격적인 생명체로 그들이 니플하임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했다. 미키7은 사령관의 지시로 크리퍼에 대해 조사를 떠났다가 크레바스에 빠지고 만다. 심지어 그곳은 크리퍼들의 구역이었던 것. 그런데 사람을 갈기갈기 찢어 죽이던 그 크리퍼가 그를 순순히 살려보내준다. 다행히 목숨을 건진 그는 그의 방으로 돌아오는데, 더 큰일이 벌어져 있었다. 방에는 또 다른 나, '미키8'이 있었다.
여러분이 잠자리에 들면 잠이 들었다가 다시 깨어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상상해 보자. 당신은 죽는다. 당신은 죽고 내일 아침부터 다른 사람이 당신의 삶을 대신 산다. 그는 여러분의 모든 기억을 가지고 있다. 모든 희망, 꿈, 두려움, 소망을 기억한다. 그는 자신이 당신이라고 생각하고 당신의 친구들과 사랑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전날 밤 잠자리에 들었던 그가 아니다. 당신은 겨우 오늘 아침부터 존재했을 뿐이고 오늘 밤 눈을 감을 때까지만 존재한다. 자신에게 물어보자. 만약 그렇다면 당신의 삶에서 실제적으로 달라지는 점이 있을까? 달라진 점을 눈치챌 수는 있을까?
소재가 아주 흥미로웠다. SF 소설에서 복제인간은 자주 다뤄지는 소재 중에 하나다. 주로 복제인간은 육체만 동일한 인간으로 기억이나 감정은 각각의 복제인간들이 따로 갖게 된다. 하지만, <미키7>에서의 복제인간은 "바이오 프린트된 육체에 인격을 다운로드" 하는 형식으로, 외형과 기억까지 동일하게 복제된다. 그리고 복제인간이 두 명 이상 존재하는 것을 혐오한다는 설정이 더해져 색다른 느낌으로 볼 수 있었다.
'토착 생명체'라는 소재도 재미있었는데, 대부분은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으로 이주를 할 때 인간이 살 수 있나 없나에 대한 유무 정도를 생각하고 다룬다. <미키7>에서는 그 행성에 이미 살고 있던 토착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생각해 보면, 인간이 지구에 살고 있듯 다른 행성들에도 이미 정착해 있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인간'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고만 있어서 인간이 살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 자체가 편견이 되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종종 주인공 미키 7이 독자에게 말하는 관점의 대사들이 나온다. 그 부분을 읽다 문득 <데드풀>이 떠올랐다. 영화 제작이 확정된 책이라고 생각하며 읽다 보니, 저런 부분들이 나올 때마다 봉준호 감독님이 연출을 어떻게 하실지 무척 궁금해졌다. 요즘 소설이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나 <미키7>처럼 내가 이미 원작을 알고 있는 상태라면 더욱 그렇다. 영화가 영국에서 촬영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개봉일이 무척 기다려진다. 23년에 나올 후속작 소설도 기대된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