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시골생활은 처음입니다
바바 미오리 지음, 홍주영 옮김 / 끌레마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시골에서 중학교까지 다녔던 나로서는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 시골을 떠나야하는 그날만을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생활은 바쁘지만 무료했던 어린 날들, 친정이 과수원을 했기에 농사일은 이골이 날 정도로 했었고 농사일과 무료한 생활로부터 하루라도 빨리 탈출하는 것이 소원이었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고대하던 도시 생활을 시작했던 나에게는 꿈꾸던 환상보다는 눈앞에 직시해야할 시골과는 모든것이 다른 모습에 한동안 거의 패닉 상태였었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조금은 우습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15년을 넘게 살아오던 시골과 도시의 생활은 너무나 달랐고 순박한 시골사람들과는 다르게 이익을 추구하며 다가오는 친구들에 데여 곁을 내주는 것도 쉽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20년이 넘게 살다보니 이제는 무감각해졌지만 고등학교때는 도시생활에 적응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힘들어서 부모님이 계신 시골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에 마음을 잡지 못했던 날들이 많았다. 그랬기에 <우리도 시골생활은 처음입니다>의 책 제목이 조금은 다르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20년이 넘는 도시 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은 귀농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를 키워놓고 은퇴하는 시기가 되면 시골로 다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름 시골 생활에 대한 구상을 해보곤하였는데 당장 닥친 일이 아니었던지라 깊게까지 생각은 못하던 차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귀농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실제로 귀농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책을 접했을 땐 우리나라 이야기인 줄 알았다. 책을 펴보니 우리나라 이야기가 아닌 일본 이야기라 살짝 아쉬움이 남았지만 경제적인 측면등에 있어 일본을 따라가는 측면이 높은 우리나라이기에 문화권과 제도가 달라 오는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주중인 5일은 도시에서, 주말은 시골에서 보내는 조금은 특이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내가 살던 시골에서도 그 당시에 도시에서 사는 가족이 집근처에 별장처럼 짓고 한달에 두번정도 내려와 지내다 올라가는 가족이 있었더랬는데 책을 보면서 어릴적 보았던 그 가족이 많이 생각이 났더랬다. 실제로 드물지 않게 그런 사람들이 동네마다 한두명씩 살아가고 있는데 곁에서 직접 보면서도 그들의 삶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지 못했다가 책으로보니 느낌이 많이 달라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던 것 같다. 책의 저자는 8년의 세월을 그렇게 살았다고하는데 책을 보면서 사람들이 추구하는 삶은 비슷하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에는 적잖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단순이 시골에 대한 동경에서 오는 마음만 가질게 아니라 막상 시골생활을 시작했을 때 염두해두어야할 세세한 것들을 볼 수 있어 아직은 한참 남은 나의 시골생활에 대해 밑그림을 그려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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