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철학 - 실체 없는 불안에 잠식당하지 않고 온전한 나로 사는 법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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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불안해하지 않고 평온한 마음으로만 살아갈 수 있을까? 단언컨대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인생을 살며 불안에 떨 요인은 너무도 많다. 인간이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불안감에 떨었던 순간을 떠올려보면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시험을 망칠 것 같은 불안감에 시험이 끝난 후에는 성적이 개판일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 예상보다 성적이 잘 나와준다면 다행이지만 그런 적이 얼마나 되는가? 시험 성적이 나빠 담임은 곧바로 부모님에게 연락하고 숨기고 싶은 성적을 부모님이 알게 돼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자책감 등의 수순은 시험 하나와 연관되는 불안감이고 성장해서는 취업이 안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취직해서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내가 상사의 마음에 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능력 있는 직원이 되고 싶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감, 결혼, 출산 등등의 과정을 거치며 한순간도 불안에서 자유로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왜 불안하냐고 묻는다면 다가오지도 않을 미래에 대해서 가령 준비만 잘했더라도 쓸데없이 느껴야 할 불안감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도 있을 것이고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안이라는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되풀이됐던 것이 문제이지 않았을까, 책을 읽지 않아도 그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 사실은 나 자신의 한계를 어느 정도 사람들은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아들러의 표현에 따르면 맞지 않는 어법일 것이다. 한계를 정해두는 것 자체가 이미 발목을 묶어두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알 것 같고 충분히 이해도 가지만 반대로 머릿속이 복잡해져 고민스럽게 다가오는 것이 아들러의 심리학이 아닐까 싶다. 일전에 만났던 '기시미 이치로'의 책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혼란 아닌 혼란을 겪어야 했는데 사실은 모르고 있었던 것이 아니란 것 또한 알고 있지만 그저 지금 하기에는 귀찮아 미뤄두고 싶은 마음이 지배적이라 그랬던 것 같다. 사람들이 이미 충분히 알고 있지만 불안이란 감정을 내세우는 것은 회피하고 싶은 감정 때문이라고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말하고 있다. 시작해야 된다는 것은 알지만 계획과 준비를 쏟을 노력을 하고 싶지 않아 불안이라는 감정 뒤로 숨어버린다는 아들러 심리학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저 쓸데없이 느낄 불안감일 뿐,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해서 그 계획이 제대로 되리란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 인생이 그런 것이며 그렇게 계획대로 될 리 없다는 것을 사람들은 이미 수많은 경험에서 체득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안이란 감정과 마주한다는 것은 그저 자신이 없어 그 감정 뒤에 숨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은 나 자신을 제대로 바라봐야 한다는 말이라 변명의 여지가 없이 들렸다.

<불안의 철학>은 불안의 실체가 어디서 오는지 시작하여 팬데믹, 대인관계, 일, 질병, 나이 듦, 죽음에서 오는 불안을 다루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불안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한 불안의 해법으로 마무리 짓고 있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인간이기에 느낄 당연한 감정이지만 불안이라는 감정에 발목이 잡혀 있는 것은 아닐지 다시 한번 제대로 마주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이 책이 바로 그 실체를 바로 보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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