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빌스 -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악마들
구이도 마리아 브레라 지음, 김운찬 옮김 / 그린하우스 / 2022년 2월
평점 :
품절


 

이탈리의 출신 채권전문가 '마시모'는 오랜 기간 함께 일해온 자신의 사수 '데릭'으로부터 인정받아 유럽 채권을 이끌어가게 된다. <데빌스>는 마시모가 데릭을 이어 총괄로 발돋움하며 더 높은 곳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이야기에서 출발하지만 왠지 마시모는 지금 현실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오랫동안 열망했던 것인가 묻는다면 뚜렷한 대답을 내놓을 수조차 없을 만큼 기쁨에 흠뻑 취해도 모자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마시모, 자신의 자리를 축하하는 사람들, 시기 질투로 바라보는 동료들 틈에서 마시모는 당연히 느껴져야 할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은 그의 지위 향상과 대조적으로 불안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자신의 향수 어린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좀처럼 분위기에 젖어들지 못하던 마시모에게 시작부터 내내 쫓아다니던 암울한 분위기가 드리우게 되는데.... 자신의 상사이자 자신을 총괄로 밀어줬던 데릭의 계략에 의해 마리모는 회사에 큰 손실을 가져오게 되고 뒤늦게 이 모든 것에 데릭이 연관되어 있었음을 알게 된 마리모는 분노하게 되는데....

작가는 소설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이야기는 모두 허구이며 등장하는 사건들은 그저 우연이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달았는데 전 세계를 혼란 속으로 밀어 넣었던 리먼 사태나 이후 유럽연합의 분열을 가속화했던 것들이 누군가의 빅 픽처였다면 누군가는 조소를 머금은 채 소설 쓰고 앉아있다고 조롱하겠지만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무릎을 치며 이 모든 것이 허구가 아닌 현실일지도 모른다는 아찔함에 머리가 멍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실 이 책이 아니더라도 이 모든 음모론에 대해 일침을 가했던 책들이 기존에도 있었고 이지성 작가도 월스트리트의 천재들이 하는 무차별 짓거리에 대해 거론하기도 했으니 이 소설이 그냥 소설은 아닐 거라는 생각은 당연히 신빙성을 더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것이라 굉장히 사실적이지만 일반인이 같은 보폭으로 따라가며 읽기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많아 읽는 내내 어려움이 뒤따랐던 것은 부정하지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머릿속으로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생생함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