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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국인의 삶
서영해 지음, 김성혜 옮김, 장석흥 / 역사공간 / 2019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프랑스인들은 많이들 소장하고 있는 책
저자 이름은 한국인
그러나 한국인들은 잘 모르는 그 이름... 서영해....
그 암혹했던 시절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많은 분들을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그 먼 나라에서도 한국의 독립을 위해 이토록 적극적으로 애쓰신 분이 있다는 걸
지금에서야 알았다는 것에 고개가 숙여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마음도 있지만 다른 마음에서는 그 시절에도 파리로 유학을 간 사람이 있구나라는 신기함도 있다.
어떤 소설이기에 프랑스, 스페인에서 그토록 극찬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역사소개도 아니고 프랑스어로된 소설이라니 것도 역시 궁금증이 올라왔다.
첫장을 넘기니 한글밖에 알아볼 수 없음에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소설 초반. 극동에 위치한 한국에 대한 소개는 자부심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렇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국은 오래전부터 풍요롭고 남을 배려하며 평화롭고 평화로운 나라였다.
박선초라는 인물은 가상의 인물이라고 인터넷을 뒤져봐도 여러번 나오지만
너무도 사실적이고 선명한 인물이라 실제로 있었나 의심이 자꾸든다.
혁명가!! 그렇구나~ 부요하게 자랐지만 나라를 사랑하는자!! 침략자에 대한 분노를 가진자!!
변화를 위해서 혁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실천에 옮긴자~
프랑스 하면 혁명이기에 그들의 마음을 울린 것도 혁명이란 단어가 아닐런지...
그런데 박선초가 살아온 한국은 참으로 아름다운 나라였다.
그가 유년시절을 보낸 시골마을 영산을 서영해는 참으로 아름답게 그려냈다.
오래전 읽었던, 그 시절 우리나라에 의사로 온 서양인의 회고록에서는 조선이 참 미개하고 독특한 나라였는데,
조선인이 그려낸 과거의 한국은 참 아름답다.
마을풍경, 초가집, 샘터, 골목골목, 할아버지의 집, 사랑채, 안채, 창살과 온돌....
식사풍습, 상투와 같은 의복풍습, 결혼풍습, 장례풍습...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쫀득쫀득 재미난 전래동화들....
사찰을 포함해 한글자 한글자 담을수록 그려지는 우리의 아름다운 강산들....
서영해는 한국이 어떤 곳인가에 대해 서양인들에게 정확히 전달하고자 하였다.
혁명 뿐 아니라 멀고도 낯선 코리아에 대한 세부묘사들이 그들에게는 인상적으로 다가왔을 것 같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당한 억울하고도 억울한 일들을
이 소설을 통해 그들도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수십번 수백번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자결을 하면서도 되풀이 되는 혁명적 독립운동들..
그 많은 사람들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왔는지....
소설을 읽으면서 독립투사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면서, 외세의 침략을 받은 수많은 나라들이
자신의 독립을 위해 이렇게까지 했을까라는 의문도 잠시 들었다.
한국은 지리적 위치부터, 건국부터, 현재의 모습까지 참으로 신기한 나라임에 틀림없다.
신기하지만 자랑스러운... 그런 우리 나라를 서영해는 명확하게 알리고 싶었을것이다.
소설속의 박선초가 일본유학 중 담당교사의 왜곡된 사실을 말함으로 분개를 표하고 퇴학을 당한것처럼
서영해도 프랑스에서 교사가 한국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을 때 강하게 반박을 하였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사실을 증명해보라는 말에 실제로 그것을 증명해보였다는 것.
그것을 시작으로 이 소설도 탄생한 것처럼 느껴진다.
소설은 길지 않으나 뒤에 첨부된 사진들과 해설을 통해
서영해라는 분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을 해왔는지,
얼마나 영향력있게 한국을 알렸는지 알 수 있다.
그런 분이라 해방 후 한국에 돌아와서 얼마나 좌절했을까....
어느 곳에서 생을 마무리 하셨을까...
소설은 길지 않고, 역사에 기반한 내용이라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힌다.
이 내용들을 읽는 동안 느끼는 감정은 우리에게는 익숙한 감정들이지만
서양인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모처럼 알고 기억해야 할 것을 담은 것 같아
더 소중히 책장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