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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거미 저학년을 위한 날개 단 동화 1
김나월 지음, 박다솜 그림 / 소야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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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종류의 동화를 문득문득 읽다 보면 늘 떠올리는 특유의 빛깔과 향기가 있다. 이 책을 읽는 순간 '아, 참 싱그러운 들꽃 내음이 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용왕의 아들 포뢰와 바닷속 깊은 곳에 가라앉은 범종이 하나가 된다는 뭉클한 상상력, 엉뚱한 거미 황금비가 잠자리 등을 타고 구름 속을 날고 싶다는 기발한 발상, 보석을 찾기 위해 햇살이 따가워도 비바람이 몰아쳐도 도전하는 물방울, 친구들과 떠나는 아기바람 새봄이. 자연을 소재한 상상력에 스토리를 입혀 이렇게 간결한 텍스트로 형상화 할 수 있다니 이런 것이 동화의 묘미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동화 전반에 예쁜 수사가 곳곳에 보석 같은 빛깔로 스며있고 스토리와 함께 문장이 강물처럼 흐른다. 그래서 참 부드럽게 잘 읽힌다. 작가란 언어를 참 아름답게 사용하는 사람임을 새삼 깨닫게 한다. 어린이 눈높이를 위해 쉽게 읽혀지는 문장 하나하나에 치열한 아동문학 작가 정신이 배여 있을 듯 하다. 의인화를 통해 자연을 그렸지만 자연을 일방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하는 동화가 아니라 자연 속에 아이들의 상상력을 투영해냈다. 일상 속의 자연을 동심의 시각으로 내밀히 관조할 수 있는 작가의 깊이가 느껴진다.

처음에는 주 독자가 저학년 동화인 줄 알았다. 그러데 자꾸 읽을수록 고학년이 읽어도 무리 없고 더 나아가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는 손색이 없는 동화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세대와 시공을 초월한 동화. 책꽂이에 한구석에 꽂아 놓아도 어디선가 풀꽃 향기가 날 것 같다.

아, 그리고 편집도 예쁘지만 이 동화는 그림도 정말 대단하다. 가끔 어떤 동화는 그림을 텍스트에 곁다리로 억지로 끼어 맞춘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하늘을 나는 거미>는 그림과 텍스트가 서로 밀고 끌어당긴다. 이런 느낌은 또 처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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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아줌마가 우리 엄마였으면 장수하늘소가 꿈꾸는 교실 5
이옥선 지음, 구지현 그림 / 장수하늘소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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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공감할 수 있는 유년 시절의 이야기가 있지요. 부모에게는 꽁꽁 숨기고 싶은 마음속의 비밀도 있어요. 다들 평화로운 봄 바다 물결을 꿈꿀 때 남 몰래 던지고 싶은 모난 돌멩이가 있기 마련 이죠.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하나의 마음이 바로 그렇습니다. 옆집 아줌마가 우리 엄마였으면…


아이들은 재미있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으면 설레고 즐겁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 야기를 들려줄 때 감동하고 눈물도 흘린답니다. 하나가 다혜의 공책을 찢었을 때부터 나는 엉겁결에 교실 속으로 딸려 들어갔습니다. 하나의 마음이 되어 때로는 다혜의 마음이 되어 울고 웃었습니다. 태경이의 하나를 위한 행동을 할 때 그 옛날 우리 반의 착한 친구도 떠올려 보았습니다. 내가 초등학생이 되어 4학년 교실로 들어간 것 같은 착각과 몰입, 이 동화는 어른들이 좀처럼 파악하기 힘든 어린이들의 내적인 일상을 솔직하고 섬세하며 숨 가쁘게 그려냅니다. 다혜의 용서, 태경이의 넒은 마음, 4학년 교실 속의 이데아..


그렇다면 아이들이 이 동화를 읽으면 어떨까요? “그렇구나. 어른들이 우리 어린이의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니구나. 이렇게 생각해 주는구나.” 이 책을 읽으며 동심의 치유자로서 동화의 역할을 생각해 봅니다.


동화가 어린이들과 동심적 성인을 위한 문학이라면 이 책은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어른들은 아이에게 손을 건넬 수 있는 귀한 매개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와 어른들이 맞닿은 지점. 그 멋진 상상. 내가 먼저 읽고 우리 아이에게 가만히 책을 건네고 며칠 후 “소감이 어땠니?”라고 물어보면 어떨까요. 동화는 언제나 선물입니다. 우리의 삶을 늘 포근하게 하고 가치있게 변화시킵니다. 


이 책이 어른과 아이들 둘 다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고 나아가 책을 읽는 어린이들 집마다 ‘가정이 곧 천국’임을 깨닫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어요. 어른과 아이를 동시에 치유시키는 차원 높은 동화의 세계, 눈물겹도록 좋은 책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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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테왁
김정배 지음, 이유선 그림 / 도담소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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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감동으로 읽었네요. 단순히 쉬어가는 책이 아니네요.꿈을 꿀 수 있는 힘을 실어주는 좋은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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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테왁
김정배 지음, 이유선 그림 / 도담소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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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테왁>은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정겨운 돌담집 같은 책이다.

 

누구라도 쉬어 가고 싶은 이 작은 집의 대문을 열면 아늑하게 펼쳐지는 거대한 마당이 있다. 안방에는 테왁을 들고 있는 언제나 그립고 인자한 우리들의 할머니가 앉아 있다.

 

<할머니의 테왁>은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여느 가족의 평범한 일상으로 그려낸다.

 

<쇠돌이와 서판관>은 제주도에게 전해내려오는 이야기가 동화로 재탄생하였다. 설화지만 결코 진부하지 않다. 손에 땀을 쥐는 아찔함과 가족애와 눈물도 있다.  <릴레이 공부>는 가벼운 교통사고라는 에피소드를 통해 동심이 물결치는 교실 속으로 손목을 잡아 이끌며 우리 안의 소녀 같은 심성을 섬세하게 일깨워준다.

 

<꽃길>은 폐지 줍던 할머니를 통해 '삶의 꽃길'에 대해서 어린이가 고민할 수 있는 귀한 이야기다.

 

<아기별 들레>는 마음씩 착한 들레별이 민들레로 다시 태어난다는 자연에 대한 깊은 성찰이 빚어낸 상상력이 빛난다.

 

이 밖의 <은지의 특별한 여름>은 <검정꼬리 강아지별> 등 이 책에 수록된 7편의 동화 하나하나 보배롭게 펼쳐진다.

 

오늘도 핸드폰을 종일 붙잡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과연 얼마나 꿈을 꿀까.

 

<할머니의 테왁> 단순히 쉬어가는 집이 아니다. 꿈을 꿀 수 있는 힘을 실어주는 집이다. 글자와 여백 사이로 소녀다움 감성과 아이 같은 두근두근 동심이 어우러지고 별이 빛나고, 민들레가 꿈꾸고, 해녀와 머나먼 남쪽 바다가 출렁인다.

무엇보다 원형 그대로의 동심이 가을 바다 파도처럼 신비하게 물결치는 집이다.

'지금 어떻게 살고 있나요?'

 

제주와 함께 숨 쉬는 김정배 작가가 우리 안의 동심에 던지는 시선이 느껴진다. 이 책을 통해 아이와 손을 잡고 잠시 포근한 산책을 하고 위로를 받으며 우리 안에 스며진 동심으로 다시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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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말뚝 지도 햇살고운책
함영연 지음, 김윤경 그림 / 도담소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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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말뚝 지도는 독특한 동화입니다.

 

일제의 만행이라는 평범하고 때로는 진부한 테마를 쇠말뚝이라는 소재로 비범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짧은 분량의 동화가 아님에도 스토리가 숨 막히게 전개되는 까닭은 용의자를 암시하는 추리소설  기법이 가미된 구조이기 때문일 겁니다.

 

해리아빠의 사고, 해리 엄마의 기출, 농장 할머니의 아들의 구속, 지혜 아빠의 입원 등에 잇단 불행한 사건들과 정체를 모를 낯선 외부인들의 등장, 눈큰님이라는 신령스러운 존재의 해코지라는 미스터리 한 설정은 독자로 하여금  결말로 치달을 때 까지 잠시도 팽팽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합니다.  적당한 미담과 반전을 섞어 독자들을 슬그머니 미소 짓게 만드는 정형화된 동화와는 다릅니다.

 

쇠말뚝 지도는 의미있는 동화입니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더 이상 일제의 만행은 와닿지 않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열광하고 일본 패션을 따라 하고 일본 게임을 손에 놓지 못하는 지금,

쇠말뚝 지도는 나라를 잃은 참상과 국토가 짓밟히고 한 가족이 겪는 아픔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잊지말아야 할 엄숙한 메시지를 재미있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 어떤 강의나 자료보다 아이들에게 일제시대를 느낄 수 있는 동화입니다

 

쇠말뚝 지도는 재미있는 동화입니다.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 유년의 심리가 토속적인 배경과 어우러져 잘 나타나 있습니다.

외래어를 넘어 정체불명의 외계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 세태에

억지로 멋을 부리지 않은 절제된 문장과 우리말의 순수한 묘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도시 속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향토의 정서를,

게임에 빠져서 사는  아이들에게는 모험 정신을

역사를 모르는 아이들에게 우리 정기를 말살시켰던 쇠말뚝을 뽑을 용기를 주는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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