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쇠말뚝 지도 ㅣ 햇살고운책
함영연 지음, 김윤경 그림 / 도담소리 / 2017년 9월
평점 :
쇠말뚝 지도는 독특한 동화입니다.
일제의 만행이라는 평범하고 때로는 진부한 테마를 쇠말뚝이라는 소재로 비범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짧은 분량의 동화가 아님에도 스토리가 숨 막히게 전개되는 까닭은 용의자를 암시하는 추리소설 기법이 가미된 구조이기 때문일 겁니다.
해리아빠의 사고, 해리 엄마의 기출, 농장 할머니의 아들의 구속, 지혜 아빠의 입원 등에 잇단 불행한 사건들과 정체를 모를 낯선 외부인들의 등장, 눈큰님이라는 신령스러운 존재의 해코지라는 미스터리 한 설정은 독자로 하여금 결말로 치달을 때 까지 잠시도 팽팽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합니다. 적당한 미담과 반전을 섞어 독자들을 슬그머니 미소 짓게 만드는 정형화된 동화와는 다릅니다.
쇠말뚝 지도는 의미있는 동화입니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더 이상 일제의 만행은 와닿지 않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열광하고 일본 패션을 따라 하고 일본 게임을 손에 놓지 못하는 지금,
쇠말뚝 지도는 나라를 잃은 참상과 국토가 짓밟히고 한 가족이 겪는 아픔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잊지말아야 할 엄숙한 메시지를 재미있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 어떤 강의나 자료보다 아이들에게 일제시대를 느낄 수 있는 동화입니다
쇠말뚝 지도는 재미있는 동화입니다.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 유년의 심리가 토속적인 배경과 어우러져 잘 나타나 있습니다.
외래어를 넘어 정체불명의 외계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 세태에
억지로 멋을 부리지 않은 절제된 문장과 우리말의 순수한 묘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도시 속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향토의 정서를,
게임에 빠져서 사는 아이들에게는 모험 정신을
역사를 모르는 아이들에게 우리 정기를 말살시켰던 쇠말뚝을 뽑을 용기를 주는 동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