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할머니의 테왁
김정배 지음, 이유선 그림 / 도담소리 / 2017년 7월
평점 :
<할머니의 테왁>은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정겨운 돌담집 같은 책이다.
누구라도 쉬어 가고 싶은 이 작은 집의 대문을 열면 아늑하게 펼쳐지는 거대한 마당이 있다. 안방에는 테왁을 들고 있는 언제나 그립고 인자한 우리들의 할머니가 앉아 있다.
<할머니의 테왁>은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여느 가족의 평범한 일상으로 그려낸다.
<쇠돌이와 서판관>은 제주도에게 전해내려오는 이야기가 동화로 재탄생하였다. 설화지만 결코 진부하지 않다. 손에 땀을 쥐는 아찔함과 가족애와 눈물도 있다. <릴레이 공부>는 가벼운 교통사고라는 에피소드를 통해 동심이 물결치는 교실 속으로 손목을 잡아 이끌며 우리 안의 소녀 같은 심성을 섬세하게 일깨워준다.
<꽃길>은 폐지 줍던 할머니를 통해 '삶의 꽃길'에 대해서 어린이가 고민할 수 있는 귀한 이야기다.
<아기별 들레>는 마음씩 착한 들레별이 민들레로 다시 태어난다는 자연에 대한 깊은 성찰이 빚어낸 상상력이 빛난다.
이 밖의 <은지의 특별한 여름>은 <검정꼬리 강아지별> 등 이 책에 수록된 7편의 동화 하나하나 보배롭게 펼쳐진다.
오늘도 핸드폰을 종일 붙잡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과연 얼마나 꿈을 꿀까.
<할머니의 테왁> 단순히 쉬어가는 집이 아니다. 꿈을 꿀 수 있는 힘을 실어주는 집이다. 글자와 여백 사이로 소녀다움 감성과 아이 같은 두근두근 동심이 어우러지고 별이 빛나고, 민들레가 꿈꾸고, 해녀와 머나먼 남쪽 바다가 출렁인다.
무엇보다 원형 그대로의 동심이 가을 바다 파도처럼 신비하게 물결치는 집이다.
'지금 어떻게 살고 있나요?'
제주와 함께 숨 쉬는 김정배 작가가 우리 안의 동심에 던지는 시선이 느껴진다. 이 책을 통해 아이와 손을 잡고 잠시 포근한 산책을 하고 위로를 받으며 우리 안에 스며진 동심으로 다시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