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첫 번째 태양, 스페인 - 처음 만나는 스페인의 역사와 전설
서희석.호세 안토니오 팔마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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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여러 나라 중에서 내 마음을 사로잡은 스페인의 역사와 전설을 만날 수 있는 책이라 망설임 없이 선택했습니다. 가우디와 플라멩고의 나라이자 세계사의 큰 축을 담당했던 정열의 나라 스페인. 그런 스페인이 좋아서 스페인에서 살기 시작했고 세비야 대학 역사학부의 친구와 함께 책까지 쓴 저자가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어떤 나라를 좋아한다해도 그곳에서 산다는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여행지로 보았을 때에는 좋기만 했던 곳이 살아보니 새롭게 보이는것도 있고 생각지못한 어려움이 산적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또는 생각했던대로 살면 살수록 좋아질 수도 있구요. 좋아하는 나라에 가서 살기 시작했고 책까지 낸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스페인의 역사와 전설을 조금은 쉽게 만날 수 있을거란 기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리 쉽지는 않았습니다. 낯선 이름들이 너무 많이 등장해서 그 이름을 의식하면서 읽기가 제법 어려웠습니다. 낯선 이름들을 모두 의식하면서 읽을 필요는 없다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나니 조금씩 책이 읽히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전쟁을 치뤄내며 이룩한 스페인 왕조의 흥망성쇄를 만나는게 흥미로웠습니다. 끊임없이 침략하고 동맹을 맺으면서 세력을 키워나가고 영원할것만 같았던 권력도 무너져버리는건 대부분의 나라에서 볼 수 있는 역사와 닮아있습니다.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스페인어가 많이 쓰인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우리에겐 영어와 중국어가 중요한 외국어로 여겨지는데 여행을 하다보면 스페인어의 중요성을 새삼 느낄 수 있습니다. 스페인의 역사를 살펴보니 스페인어가 그토록 널리 쓰여지는 이유를 알것같습니다. 지금은 과거의 영광에서 조금 멀어졌지만 스페인이라는 나라의 매력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기회가 되면 스페인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싶습니다. 플라멩고 공연을 보고 가우디 건축물을 수시로 보면서 스페인의 곳곳을 걷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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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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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나라에서 널리 사랑받고 있는 일본 작가 중에 한 사람인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녀의 작품을 몇 권 읽었는데 어쩐지 작품 속으로 빠져들지 못하고 감정이 겉돌기만 했었습니다. 그런 후로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은 만나본 적이 없었습니다.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은 그간의 작품들과는 좀 다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 월간지에서 4년 넘게 연재되었던 작품으로 600페이지에 가까운 장편이고 3대에 걸친 100년의 세월을 담은 작품이라는 소개글에 그만 마음이 솔깃해졌습니다. 100년에 걸친 3대의 이야기라니 그간의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 스타일과는 전혀 다르다는 생각에 일단 읽고 보자 결정했습니다.


야나기시마 일가는 세상의 눈으로 보면 특별한, 특이한 가족입니다. 장성한 어른이 모두 한 집에 모여 살고 대학 전까지는 학교 교육을 시키지 않고 가정 교사에게 교육을 받는 등 보통의 가정과는 조금 다릅니다. 러시아인 할머니 기누와 무역 회사를 경영하는 할아버지 다케지로가 1세대, 큰 딸 기쿠노와 작은 딸 유리, 아들 기리노스케가 2세대, 기쿠노의 네 아이 노조미, 고이치, 리쿠코, 우즈키가 3세대 입니다. 아버지의 가치관에 반기를 들고 가출을 감행했던 기쿠노, 결혼 6개월 만에 이혼하고 돌아온 유리, 자유로운 영혼처럼 보이는 기리노스케도 결국은 모두 야나기시마 일가의 저택으로 돌아옵니다.


기쿠노와 도요히코 부부의 네 아이는 부모 구성이 복잡합니다. 노조미는 기쿠노가 결혼 전에 낳은 아이고 고이치와 리쿠코는 도요히코와 결혼해서 낳은 아이, 우즈키는 도요히코가 다른 여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입니다. 세상의 눈으로 보면 복잡하고 이상하기만 한 이야기지만 야나기시마 일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모든 가족들이 한 집에서 어울려 살아갑니다. 이야기는 시간의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지 않고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야나기시마 가족들의 이야기가 분명하게 드러나면서 어쩌면 이상하게 느껴지는 그들의 이야기에 나 또한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갑니다.


책을 다 읽고나니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나의 죽음'이란 것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게 아닌가합니다. 누구나 직면하게 되는 죽음을 너무나 두려워해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서도 안될겁니다.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에 등장한 인물들의 삶을 하나 하나 살펴보면서 내게 주어진 유한한 삶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곰곰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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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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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소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별거아닌 이야기로 특별할것 없이 조용히 시작해서 조금씩 조금씩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그런 흥미로운 소설 말이지요. 리안 모리아티의 전작 <허즈번드 시크릿>은 그런 책이었습니다. 몇 사람의 이야기가 별것 아닌듯 시작되서는 그들 사이의 흥미로운 연결선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생각지도 못한 결말에 이르는 무척 흥미진진한 소설이었습니다. 리안 모리아티의 신작 소식을 그냥 흘려들을 수 없었습니다.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은 전작과 어떻게 닮아 있고 어떻게 다를지 전작보다 나를 더 즐겁게 만들어줄지 실망시킬지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싱글맘 제인은 이곳저곳을 떠돌던 끝에 아름다운 피리위 해안에 정착을 합니다. 그곳에서 매들린과 셀레스트를 만납니다. 재혼해서 씩씩하게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매들린과 다정한 남편과 쌍둥이 아이, 아름다운 외모까지 가진 그저 행복해만 보이는 셀레스트와 가깝게 지내면서 제인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갑니다. 그저 평화롭게만 보이는 그들의 일상은 조금씩 일그러집니다. 예비 초등학교 설명회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그로 인해 제인, 매들린, 셀레스트와 다른 학부모들 사이에 골이 생기게 됩니다. 마을에는 점점 악의에 가득찬 소문이 돌게되고 살인까지 벌어지게 됩니다.


우리가 하는 거짓말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나는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얀 거짓말이라 불리는 착한 거짓말부터 나만을 위해서 하는 나쁜 거짓말까지... 어디까지 필요한 거짓말이고 어디까지가 나쁜 거짓말일까요. 그녀들의 거짓말은 착한 거짓말일까요 나쁜 거짓말일까요.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뒤에도 이런 저런 생각들로 머리 속이 뒤숭숭했습니다. 이 작품은 니콜 키드먼과 리즈 위더스푼이 공동 주연 및 제작을 맡아 2016년에 미니시리즈로 방영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영상 속에서 어떻게 표현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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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구두당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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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화라면 이러이러 할 것이다'라는 편견을 갖고 있습니다. 동화라면 해피엔딩일 것이고, 동화라면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을 것이고, 동화라면 예쁘고 아름다운 이야기만 있을거라는 그런 편견이 말이지요. 하지만 모든 동화가 그렇게 아름답고 행복한 이야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그림형제의 동화도 상당부분은 어둡고 잔혹한 일면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널리 알려진 동화도 원전에서는 그리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주장들도 있습니다. 구병모 작가의 <빨간구두당>은 그런 동화 비틀기의 진수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알고 있는 동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해서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여러편의 동화를 한 편의 이야기로 녹여내기도 한 작품이 여덟 편 실려 있습니다. 제목만 보고 기존에 알고 있던 동화를 상상하면 놀라게 됩니다. 재해석의 수준을 넘어 전혀 다른 이야기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표제작 <빨간구두당>은 안데르센의 <빨간 구두>를 포맷으로 한 작품인데 끊임없이 춤을 추게 만드는 빨간 구두만 원작과 똑같게 느껴졌습니다. 색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색을 보는 사람이 조금씩 생기면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보여주는데 어쩐지 조금은 섬뜩했습니다.


여덟 편의 이야기가 그리 쉽게 읽히지는 않습니다. 동화를 포맷으로 했다고 해서 만만히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가 초반에 좀 고생했습니다. 오히려 내가 알고 있는 동화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나니 이 책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동화라는 편견을 버리고 이 책을 들여다보면 전혀 새로운 판타지처럼 느껴집니다. 책에 차용된 동화들은 익숙한 작품도 있고 낯선 작품도 있었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그 원작들이 궁금해집니다. 원작을 읽고 다시 이 책을 읽는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겁니다. 한 편, 한 편 원작을 찾아 읽은 후 이 책 속의 변주된 동화를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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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멈춤, 세계여행 - 함께여서 용감해진 자발적 백수 부부의 636일 간의 세계일주
오빛나 지음, 배용연 사진 / 중앙M&B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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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는 '세계 여행'이라는 말을 들으면 막연한 꿈같은 이야기로 생각됐습니다. 아무나 이룰 수 없는 꿈같은 이야기 말이지요. 하지만 해외여행이 쉬워진 요즘에는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는 말입니다. 세. 계. 여. 행. 신혼 여행으로 세계여행을 떠나는 사람, 이 책의 저자처럼 집 전세금을 빼서 세계여행을 떠나는 사람, 엄마와 함께 세계여행을 떠나는 사람.... 서점에 가면 세계여행을 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심심찮케 만날 수 있고 주위를 둘러봐도 세계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세계를 여행한다는게 이제는 이룰 수 없는 꿈이 아니라는 반증이겠지요. 하지만 적지 않은 시간과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하기에 용기가 필요한 도전이라는것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잠시멈춤, 세계여행>은 젊은 부부가 1년 9개월 간 여행한 세계여행 기록입니다. 원래 여행을 좋아했던 두 사람은 결혼 후 바쁜 일상에 쫓기며 살다 문득 결단을 내리고 세계여행을 준비합니다. 전세자금을 정리해서 여행 경비를 마련해서 세계여행길에 오릅니다. 양가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주변을 정리하는 과정이 벅차보였습니다. 잠시 이 나라는 떠나는데는 정리할게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시아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유럽, 중동, 남아메리카까지 그들의 여행길에 동행 해 봅니다.  636일간 52개국을 여행 한 그들의 여행을 따라가다보니 조금 숨이 찹니다. 오랜 시간의 여행을 책 한 권에 담으려니 그렇기도 하겠지요. 제목은 '잠시멈춤'인데 읽는 동안 멈춤 없이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 아쉬웠습니다.


부부가 원하는 것이, 삶의 지향점이, 가치관이 비슷하다는 것은 정말 축복입니다. 결혼이란게 사랑이 바탕이 되어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삶을 함께 꾸려가야하기에 그저 사랑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부분들도 있습니다. 한 사람은 경제적인 안정이 삶의 최우선이라 현재의 행복보다는 미래를 계획하는 사람인데 한 사람은 경제적으로 부족하더라도 현재의 행복이 중요하다고 한다면 그 부부는 계속 부딪힐 수 밖에 없습니다. 한 사람은 여행을 좋아하는데 한 사람은 여행을 낭비라고 생각한다면 그것도 문제겠지요. 여행의 방식도 그렇습니다. 어떤 이는 조금 가난한 여행을 하더라도 여행을 많이 가기를 원하고 어떤 이는 한 번을 가더라도 편안하고 안락한 여행을 원할 수도 있습니다. 부부가 이런 부분들에 대한 가치관이 비슷하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요.


이 책의 저자들을 보면서 그런 부분이 참 좋아보였습니다. 여행하기를 좋아하고, 가난한 배낭여행일지라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이 부부가 참 예뻤습니다. 지금 이 사람이 내 곁에 있어서 참 행복하다고 수시로 말하는 저자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나의 여행 스타일을 보면 이런 세계여행은 어렵겠지요. 저질 체력이라 하루종일 돌아다니는 여행은 꿈도 못 꾸고 느리고 느린 여행 스타일인 내게는 세계 여행은 어렵기만 합니다. 느린 여행을 하는 나는 한 번에 한, 두 도시를 여행하는게 고작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가고 싶은 여행지 몇 곳이 또 늘었습니다. 남편 손을 잡고 한 도시, 한 도시 천천히 느리게 여행하면서 늙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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