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하듯, 여행 - 배낭을 메고 세계여행을 하며 웨딩사진을 찍다
라라 글.사진 / 마음의숲 / 2015년 10월
평점 :
요즘은 결혼식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변해가고 있습니다. 거창하고 형식에 얽매인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결혼식 보다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살리는 결혼식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나 또한 공장에서 찍어내는 결혼식이 싫어서 간소한 결혼식을 하고 싶었지만 현실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어른들을 설득해야 하고 스스로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하는데 결혼 준비를 하다보니 그런 것들이 힘들고 귀찮아졌고 그냥 시키는대로 후다닥 결혼식을 해 버리자하고 현실과 타협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결혼식은 어쩔수 없다하더라도 몇 가지 형식은 그냥 무시했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도 있고 이런 저런 것은 하지 않길 잘했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연애하듯, 여행>은 자신만의 신혼 여행을 만들어가는 부부의 여행 이야기입니다. 간소하게 자신들이 만든 반지를 나누어 끼고 6개월 간 신혼 여행을 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웨딩 사진을 찍습니다. 몇 만원 짜리 웨딩드레스와 흰 셔츠에 나비 넥타이를 갖춰 입고 태국의 빠이, 아프리카 토고,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 페루의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 멕시코 칸쿤의 바다에서 자신들만의 웨딩 사진을 찍습니다. 6개월간 뜨겁게 사랑하고 뜨겁게 싸우고 뜨겁게 화해하는 그들의 여행기에 나도 함께 웃고 함께 눈물 흘렸습니다. 원주민들의 모습에 마추픽추 가는 것을 포기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는 나도 함께 울고 말았습니다.
좋은 여행 에세이는 읽는 동안 그들과 함께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줍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치 내가 소금 사막을 걷고 있고, 탱고를 추고, 칸쿤의 푸른 바다를 헤엄치는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들어줬습니다. 우리 부부는 이들처럼 치열하게 사랑하고 치열하게 싸우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둘의 여행 스타일이 비슷한 편이라 여행을 하면 참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아하는 것을 함께 나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건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이들 부부와는 온도가 다르겠지만 우리 부부도 이들처럼 길고 긴 여행을 해 보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