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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동주
안소영 지음 / 창비 / 2015년 3월
평점 :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p203)
시에 조예가 깊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 구절은 한번씩 읖조려보지 않았을까 합니다. 시인 윤동주만큼 우리나라에서 널리 사랑받는 시인이 있을까 싶을정도로 그의 시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어쩐지 마음을 찡하게 울리는 담백하고 서정적인 그의 시들은 그 시절의 암울한 상황을 생각해보면 더욱 청아하게 빛나는듯 합니다. 그렇기에 그의 시가 오랜 세월이 흘러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나봅니다.
<시인 동주>는 동주와 그의 고종사촌 몽규가 입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경성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어린시절 한 집에서 자라기도 했던 몽규와는 평생의 문학적 동지로 지냅니다. 용정을 떠난 그들의 눈에 비친 경성의 모습은 번화하지만 활기가 없는 모습입니다. 동주의 눈에 비친 경성 사람들은 그 시대의 무게에 짓눌린 모습이었습니다. 경성에 도착해서 일본 유학길에 오르기까지 또 그곳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동주의 삶이 그려집니다.
이 책을 통해서 시인 윤동주의 삶도 만날 수 있었지만 송몽규의 삶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했던 두 젊은이의 우정을, 삶에 대한 고뇌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암울한 시대에 이토록 보석처럼 반짝이던 젊은이를 얼마나 많이 잃어야 했을까요. 생각해 보면 안타깝고 아깝고 아쉽기만 합니다. 시대가 그러하지 않았더라면 자신의 자리에서 재능을 발휘하면서 각자의 삶을 꾸려나갔을 그런 젊은이들을 헤아릴 수 없을만큼 잃었다고 생각하니 갈 길 잃은 원망이 마음을 떠돕니다.
시인 동주의 삶을 가만가만 따라가는 것도 좋았지만 중간 중간 그의 시를 만날 수 있어 더 좋았습니다. 학창시절에 익히 배우고 익혔던 서시, 별 헤는 밤, 자화상을 비롯해서 처음만나는 시까지 만날 수 있었습니다. 윤동주의 삶의 동반자이자 문학적 동지였던 송몽규, 윤동주의 친필 원고를 일본의 눈길을 피해 숨겼던 후배 정병욱, 시대의 암울함을 함께 견뎌냈던 청년들을 만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시인 동주의 시처럼 그 또한 우리 곁에서 오래 오래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