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플레이스
길리언 플린 지음, 유수아 옮김 / 푸른숲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요즘은 하루가 멀다하고 깜짝 놀랄만한 사건들이 벌어집니다. 어지간한 살인 사건은 기사화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이게 과연 정상적인 사회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양한 원한과 분노에 의한 살인 뿐 아니라, 보험금 때문에 가족을 살해하는 사건이나 아무런 원한 관계도 없는 사람을 아무런 이유 없이 살해하는 사건도 심심찮게 들려오는걸 보면 이상한 세상이 아닌가 합니다. 이렇게 수많은 살인 사건에 노출되다 보니 강력사건에 조금은 무덤덤해지는 마음을 발견할때면 스스로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안타깝게 사라져간 사람도 누군가의 사랑하는 가족일텐데 하는 생각이 들면 섬뜩해집니다. 그렇게 소중한 누군가인데 나는 너무나 소홀하게 스쳐지나가는구나 하고 놀라게됩니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원치 않는 사건으로 잃게 되면 남은 사람은 어떤 마음일까요... 짐작조차 되지 않고 상상하기 조차 싫은 일입니다.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을지는 당사자가 아니면 아무도 알 수 없을겁니다. 어쩌면 평생을 두고도 그 상처를 치유받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겁니다. <다크 플레이스>의 주인공 리비 데이는 기억을 봉인해 버리는 것으로 상처를 꽁꽁 싸매어 둡니다. 엄마와 두 언니가 끔찍하게 살해당한 현장에서 혼자 살아남은 일곱 살 리비는 오빠 벤을 범인으로 지목합니다. 그 후 그 날의 기억은 마음 속 깊은 곳에 묻어두고 '다크 플레이스'라 이름을 붙입니다. 그 사건 이후로 리비는 후원자들의 후원금으로 생활을 하지만 서른 살이 된 리비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조금씩 잊혀져갑니다.

 

경제적으로 힘들어진 리비에게 아마추어 탐정 모임인 '킬 클럽'이 솔깃한 제안을 합니다. 리비가 겪은 사건의 단서들을 제공하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이었고 경제적으로 벼랑 끝에 몰려있던 리비는 제안을 수락합니다. 하지만 '킬 클럽'의 아마추어 탐정들은 리비의 오빠 벤이 범인이 아니라고 믿고 있었고 리비가 벤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들을 건네기를 원합니다. 뜻하지 않은 계기로 리비는 자신의 '다크 플레이스'를 조금씩 들여다 보게 됩니다. 과연 리비가 기억하는 그날의 기억은 누구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을까요... 리비의 믿음처럼 오빠 벤이 범인일까요, 아니면 '킬 클럽'의 아마추어 탐정들의 주장처럼 또 다른 누군가가 범인일까요....

 

길리언 플린의 전작 <나를 찾아줘>를 흥미롭게 읽었기에 이번 작품 <다크 플레이스>도 큰 망설임 없이 선택했습니다. 전작보다 더 재미있으면 좋겠다는 기대로 책을 읽었는데 기대만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자신의 끔찍한 상처를 팔아서 살아가는 리비의 모습이 기존 소설 속의 주인공들과는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살기 위해서 자신과 가족의 상처를 팔아버리는 리비의 모습은 퍽이나 낯설었습니다. 이 책 또한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영화 속에서는 리비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졌을지 궁금합니다. 이 책의 성공으로 길리언 플린의 데뷔작도 국내에서 만나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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