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고요 정원일기 - 어느 특별한 수목원의 기록
이영자 지음 / 샘터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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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엔 미처 몰랐는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꾸만 마음이 가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체감할 정도로 뚜렷하게 좋아진 것이 있는데 나무와 숲, 들과 산입니다. 물이야 어릴때부터 좋아했습니다. 졸졸 흐르는 도랑이건, 찰랑찰랑 넘쳐나는 계곡이건, 잔잔한 강물이건, 광대하고 역동적인 바다건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아했고 물을 보면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고 싶고 손이라도 담그고 발이라도 담그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산이 좋다는것, 풀과 나무가 좋다는건 어렸을땐 잘 몰랐습니다. 어느샌가 돌틈을 비집고 자라난 풀들이 기특하고 싱그러운 나뭇잎들이 귀엽고 하늘로 우뚝 서 있는 나무들이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땀을 내며 산에 오르는 즐거움도 알게됐고 숲에서 자리를 펴고 책 한 줄 읽는 호사스런 소풍도 즐기게 되었습니다.

 

'아침고요 수목원'은 우리 나라에서 손 꼽히는 수목원입니다. 찾는 사람이 많이 늘긴했지만 그래도 북적거리는 유원지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조용하고 고즈넉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10만여 평의 대지에 약 5천여 종의 식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이 곳을 부부가 가꾸어 왔다고 하니 정말 놀랍습니다. 한상경 교수가 미국에서 교환교수로 재직할 당시 방문한 캐나다의 부차트가든과 선큰가든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면서 우리나라에도 그런 수목원을 짓고 싶다는 열망을 실현시킨 곳이 아침고요 수목원입니다. 풀과 꽃, 나무들이 가득한 그곳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가족들의 나들이 코스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수목원의 주인장이신 이영자님의 에세이 <아침고요 정원일기>는 아침고요 수목원만큼이나 조용하고 고즈넉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꾸만 흙과 가까워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면 흙을 밟을 수 있는 그런 집에서 살고 싶다는 꿈도 생겼습니다. 나만의 정원에 내가 좋아하는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면서, 가끔은 심은 적도 없는 이름모를 야생화에 놀라면서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아침고요 정원일기>를 읽는 동안 내가 꿈 꾸고 있는 것과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많은 사람과 함께 할 수는 없겠지만 나만의 수목원을 만들어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꾸면서 살아갈 그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날이 빨리 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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