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것들의 나라
가쿠타 미츠요 지음, 임희선 옮김, 마츠오 다이코 그림 / 시드페이퍼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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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쿠타 미츠요의 <잃어버린 것들의 나라>는 내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동물과 사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나리코는 8살의 어느날 그 능력이 사라져버리고 맙니다. 고등학생이 된 나리코, 어른이 된 나리코, 아이의 엄마가 된 나리코... 나리코의 이야기가 다섯 편의 연작 소설로 담겨 있습니다. 나리코가 잃어버린 것들의 이야기를 삽화와 함께 만날 수 있습니다.

 

한 번 물건을 사면 그 물건을 오래오래 쓰는걸 좋아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나만의 향기가 진해지며 익숙해지는 것이 좋아서 물건을 오래오래 쓰는 걸 좋아합니다. 그러기에 물건을 살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합니다. 내 마음에 쏙 드는 것을 장만해야 오랫동안 행복해하면서 그 물건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설프게 물건을 샀다가는 그 물건을 쓸 때마다 다른 것을 샀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을 느껴야 하기에 가급적이면 내 마음에 쏙 드는 것으로 사려합니다. 그렇게 신중을 기해서 구입한 물건을 오래도록 마음에 들어하며 쓰다가 수명을 다하면 아쉽지만 이별을 고해야합니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버리는 물건이 생기기도 합니다. 앙증맞게 작아서 가방에 넣어 다니기에 꼭 알맞았던 동전지갑은 낡긴했지만 앞으로 몇 년은 더 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문득 사라졌습니다. 도대체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알수가 없고 온 집안을 뒤져도 찾을 수가 없어 비슷한 동전지갑을 찾아헤맸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내 손에 꼭 맞게 길들여진 가죽 장갑도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버렸습니다. 오랫동안 쓰다가 이별을 고한 물건들은 그리 생각나지 않지만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물건들은 시간이 지나도 자꾸만 자꾸만 생각이 납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잃어버린 것들이 모여 있는 나라가 있다면 어떨까요... 나는 그곳에 가서 무엇을 찾고 싶을까요...

자꾸만 생각나는 낡은 동전지갑도 보고 싶고 길이 들어 반짝반짝 광택이 흘렀던 가죽 장갑도 보고 싶지만 그보다 더 더 보고 싶은 것은 잃어버린 시간들이 아닐까 합니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들, 그때가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지 모르고 지나쳤던 순간들,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시간들.... 생각해보니 다른 무엇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이 못견디게 그리워질수도 있겠구나 싶습니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소중히 생각하고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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