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번지는 유럽의 붉은 지붕 - 지붕을 찾아 떠난 유럽 여행 이야기 In the Blue 5
백승선 지음 / 쉼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번짐 시리즈를 처음 만난건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때의 놀라움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크로아티아라는 나라에 대해서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해 본적이 없었는데 그 책 속에서 만난 크로아티아의 아름다움은 나를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여행하고 싶은 나라를 꼽으면 크로아티아를 제일 먼저 꼽습니다. 크로아티아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번짐 시리즈는 그후로 꼭 챙겨보는 여행서입니다.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 <사랑이 번지는 곳 불가리아>, <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 등 처음 만났던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만큼은 아니었지만 즐겁게 읽었습니다. 이번에는 유럽을 '붉은 지붕'과 연결해서 전체적으로 조망해주는 책이었습니다.

 

책의 대부분을 차지한 '붉은 지붕'편에는 체코의 체스키 크룸로프,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 몬테네그로의 스베티 스테판,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사라예보, 마케도니아의 오흐리드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두번째 이야기 '잿빛 지붕'편에는 프랑스의 파리, 룩셈부르크, 스위스의 인터라켄 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와 스플리트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자주 보던 파리의 모습과는 다른 파리의 모습은 조금 생경했습니다. 방의 개수만큼 파리의 지붕에 쪼르르 서 있는 굴뚝의 모습은 그동안 보았던 파리의 모습에서는 볼 수 없던 모습이어서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유럽을 부분적으로 훑어보는 느낌의 책이라 아쉽기도 했습니다. 본격적인 번짐 시리즈라기 보다는 외전 격인 느낌이랄까요...

 

유럽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그려지는 모습이 '붉은 지붕'입니다. 유럽엔 여러 문화적, 예술적인 가치가 높은 곳들도 많지만 보통 사람들이 사는 흰 벽에 붉은 지붕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고즈넉하고 소박한 그들의 마을이 부럽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빽빽한 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우리의 도시를 생각하면 더욱더 부러워집니다. 식민시절을 겪고 전쟁을 겪고 군사정권을 겪은 현대사를 생각하면 유구한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었던 유럽과 비교한다는게 말이 안되긴하지만 말이지요. 어느정도의 성장을 이룬 지금도 무조건 헌것은 부수고 새롭고 높은 건물을 세우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는 우리네 도시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옛 것, 낡은 것, 소박한 것이 주는 아름다움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이제라도 조금씩 보이는게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우리도 유럽의 어느 마을들처럼 우리가 지닌 소박한 것을 세월의 아름다움을 입혀서 후손들에게 전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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