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레이븐 - 에드가 앨런 포 단편집 현대문화센터 세계명작시리즈 40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심은경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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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에 반 학생들이 한 두권씩 모아 교실 뒤편에 마련한 학급문고를 즐겨 이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각 학교마다 도서관이 잘 조성되어 있는듯하지만 내가 학교 다니던 때에는 반마다 자급자족의 형태로 마련한 학급문고 정도가 고작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학급문고가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한 반 정원이 50명 정도였으니 한 두권씩만 내어놓아도 책이 제법 되어 1년 동안 그 책들을 빌려 읽는게 참 좋았습니다. 인기가 좋은 책은 빌려 읽기가 힘들긴 했지만 다양한 책들을 쉽게 볼 수 있다는건 지금 생각해도 좋은 제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시절에 인기가 좋았던 책이 홈즈 시리즈, 공포.추리 소설집 등이었습니다.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도 어린 내게 엄청나게 무서웠던 이야기 중 하나였습니다. 기르던 검은 고양이가 주인에게 복수를 한다는 이야기는 우리 집 고양이에게 친절을 베풀게 만들고, 우리 집 담벼락을 괜시리 쳐다보게 만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나를 떨게 만들었던 검은 고양이 이야기가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이란걸 알고 포의 단편집 등을 찾아 읽곤 했습니다. <더 레이븐>도 포의 단편집이라 예전에 읽었던 작품은 다시 읽어보고 읽지 못했던 작품은 새롭게 읽어보려는 마음에 선택했습니다.

 

책은 '공포'라는 타이틀에 <검은 고양이>등 4편의 작품이, '추리' 타이틀에 <모르그 가 살인사건> 등 4편의 작품이, '환상'이라는 타이틀에 <어셔가의 몰락>과 <더 레이븐> 등 6편의 작품이 실려 있습니다. 너무나 유명한 <검은 고양이>는 다시 읽으면서 곱씹으니 내가 기억했던 부분과 다른 부분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극한에 몰린 사람의 마음을 따라가는 <소용돌이 속으로 떨어지다>, 오랑우탄이 등장하는 살인사건을 추리해 가는 <모르그 가 살인사건>, 암호풀이를 제대로 보여주는 <황금벌레> 등은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 성격을 잘 보여주는 단편이었습니다.

 

요즘엔 다양한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 등장해서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이 새롭거나 놀랍지는 않지만 100여 년 전에 쓰여진 작품이라는걸 감안하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100여 년 전의 우리 나라를 생각해보면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게 엔터테이너적인 소설들이 읽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게 느껴집니다. 지금 극장에서 <더 레이븐>이라는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데 에드거 앨런 포가 등장하는 영화라고 하니 어떤 이야기를 영상으로 담아냈을지 가서 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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