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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들의 섬
브루스 디실바 지음, 김송현정 옮김 / 검은숲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악당들의 섬>으로 2011년 에드거상, 매커비티상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한 작가 브루스 디실바의 이력이 다채롭습니다. 40여 년 동안 언론계에 몸담았고 퓰리처상을 비롯한 주요 언론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에드 맥베인의 권유로 1994년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지만 마무리 짓지 못했고 2010년에야 그 소설을 마무리 지었는데 그 소설이 바로 <악당들의 섬>입니다. 언론계에 몸담고 있다가 작가로 데뷔하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긴하지만 거장의 권유로 시작했던 소설을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완성해서 예순이 넘은 나이에 데뷔를 하고 그 작품으로 많은 상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마치 드라마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상 이력과 책의 띠지에 적혀 있던 마이클 코넬리의 극찬을 보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미국의 가장 작은 주 로드아일랜드 프로비던스의 작은 마을 마운트 호프에서 연이은 화재가 발생합니다. 화재로 건물이 소실되고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지만 방화범의 윤곽은 전혀 잡히지 않습니다. 기자인 멀리건은 다른 기사를 쓰라는 편집장의 압력에도 방화범을 쫓는데 깊이 관여하게 됩니다. 화재현장에서 소방대장으로 일하고 있는 소꼽친구 로지를 만나서 방화범을 쫓기 위한 노력을 하지만 쉽게 꼬리가 잡히지 않습니다. 화재는 정점을 달리고 멀리건의 가까운 사람들도 피해를 입고 맙니다. 방화범은 누구이고 무슨 이유로 방화를 저지르는걸까요...
시종일관 유머러스한 대화가 계속됩니다. 영어권 소설을 읽다보면 유머 코드가 달라서인지 번역의 문제인지 몰라도 전혀 유머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의 유머러스한 대화는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너무 그런 대화가 많다는건 별로였지만 말이지요.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갔지만 뒷심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식상한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영어권 스릴러 소설의 전형적인 흐름이라 뻔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더위를 날려줄 오싹한 소설을 기대했는데 아쉬웠습니다. 어쩌면 기대가 커서 실망도 큰지 모르겠습니다. 인간의 처절한 심리를 그려내는 그런 소설이기를 바랐는데 말이에요... 더위를 날려줄만큼 오싹한 소설은 아니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