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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엄마 때문이다 - 개천마리 기자 박상규의 쿨하고도 핫한 세상 이야기
박상규 지음 / 들녘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뭐가 또 다 엄마 때문이래~"
내 방에서 이 책 <이게 다 엄마 때문이다>를 발견한 엄마의 한마디였습니다. 엄마가 엄마로 살면서 '엄마 때문에~' 라는 말을 얼마나 많이 들었을까요. 엄마가 던진 한마디에 그동안 내가 엄마한테 '엄마 때문에'라는 말을 얼마나 했을까 싶어 괜스레 미안해졌습니다. "엄마 덕분에 잘됐다는 얘기야.. 엄마한테 고맙다는 얘기지..." 라고 엄마한테 설명하고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사실 내가 '나'인것 중에 엄마 때문이 아닌게 뭐가 있을까요. 엄마 때문에 세상에 나왔고, 엄마 때문에 잘 먹고 잘 컸고, 엄마 때문에 이러저러한 성격이 형성됐고, 엄마 때문에, 엄마 때문에, 엄마 때문에....
오마이뉴스 기자 박상규의 <이게 다 엄마 때문이다>는 솔직, 담백, 유쾌한 세상이야기입니다. 읽으면서 혼자 키득거리기도 하고 혼자 마음 찡하기도 하고 혼자 감동하기도 하면서 폭풍 독서를 했습니다. 이렇게 즐겁게 책읽기 한 것도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청계산 보신탕집 '오작교'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그가 먹고 입고 자라는 데 희생됐을 개의 숫자가 천 마리일거라는 의미에 '개 천마리 기자'라는 별명을 가진 박상규 기자의 이야기를 듣는게 참으로 재미있었습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 겨우 들어간 대학을 졸업하고 막노동과 삼성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를 거쳐 '오마이뉴스' 기자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자신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중간 중간 실려 있는 사진도 참 따뜻했습니다.
지리산을 사랑하고 곰배령을 사랑하는 '개 천마리 기자' 박상규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즐겁고 기뻤습니다. 사실 기자라는 사람들에 대해 반감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약자 편에 서서 정말로 전해야 할 소식을 발로 뛰면서 전하는 기자가 없을거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동안 봐왔던 기자들은 권력에 굽신거리고 권력 앞에 줄 서며 힘 없는 사람, 약한 사람에게 등 돌리는 모습이 많았기에 진실로 '기자'라고 부를 수 있는 기자가 과연 있긴한걸까 하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얼마전 읽은 <주기자>의 주진우 기자 이야기나 이 책의 주인공 박상규 기자의 이야기를 들으니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몰라서 그렇지 이렇게 약자 편에 서서 싸워주는 기자들이 많이 있구나 하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곰배령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소망도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