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 2012년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전민식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3월
평점 :
무슨무슨 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은 책을 선택하는데 있어 나를 솔깃하게 합니다. 수상작이라는 문구에 혹해서 읽었다가 낭패보는 경우도 왕왕 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는 마음을 흡족하게 해주는 작품이 더 많았기에 여전히 '~수상작 '이라는 타이틀은 나를 유혹하는 단어입니다. 여러 문학상 중에서도 '세계문학상' 수상작은 좋았던 작품이 많았습니다. 1회 수상작 <미실>부터 8회 수상작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까지 빠짐없이 읽고 있습니다. 이번 8회 수상작은 전민식님의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입니다. 그동안 장편소설로 아홉 번 정도 최종심에서 고배를 마셨다는 전민식 작가의 첫번째 수상작품을 그동안 세계문학상이 보여준 색깔이 얼마나 스며있는 작품일지 기대를 하며 읽어갔습니다.
잘나가는 컨설턴트였던 임도랑은 사랑에 눈이 멀어 회사의 내부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채 한 여자에게 건내지만 배신당합니다. 그녀는 기업의 비밀을 노리고 임도랑에게 접근했던 스파이였던겁니다. 그녀에게 화살을 돌리지 않고 모든것을 떠안은 임도랑은 회사에서 짤리고 재산도 모두 날리고 고시원을 전전하며 아르바이트로 연명해갑니다. 산업스파이로 낙인 찍힌 그는 재취업이 불가능하고 고깃집 불판 닦는 아르바이트, 역할대행업체에서 각종 역할대행을 하기도 합니다. 동물병원 원장을 통해 대단한 집안의 개를 산책시키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 대기업 직원만큼의 보수와 좋은 대우를 받으며 임도랑의 인생은 다시 봄날이 되는것 같습니다. 과연 밑바닥 인생 임도랑은 밑바닥을 떠나 재기할 수 있을까요.
3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책을 금세 읽었습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이 끌고가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장을 덮고 나니 임도랑의 인생이 좀 더 처절하게 그려졌다면, 역할대행업체 사장인 삼손과의 이야기가 좀 더 깊이 있게 다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해서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가 스치듯 지나간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좋았습니다. 평소 만나기 힘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게 소설을 읽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역시나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는 세계문학상 수상작의 색깔을 잘 지닌 소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수상할 수 있었겠지만 말이죠. 이 책으로 첫만남을 가진 작가 전민식님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