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민낯 - 잡동사니로 보는 유쾌한 사물들의 인류학
김지룡.갈릴레오 SNC 지음 / 애플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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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을 둘러보면 온갖 물건들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사고 버리며 소비하고 살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물건의 노예로 살지 않겠다며 최소한의 물건만을 소유하고 살아간다고 하던데 나는 왜이리 끊임없이 필요한 것이 생기는건지... 수많은 물건을 내가 소유하고 있는건지 물건이 나를 소유하고 있는건지 하는 문제는 뒤로하고 이 많은 물건들의 출생에 관해 한 번 생각해 봤습니다. 책은 어떻게 생겨났을지, 피아노는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수많은 화장품은 언제부터 만들어지고 쓰이게 됐는지, 거울은 어떤지..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내가 수많은 혜택을 누리고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물건들이 우리 생활에 유용하게 자리잡을 때까지 어떤 착오를 거치며 왔을지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사물의 민낯>은 다양한 사물들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에 적합한 책입니다. 책은 은밀한 것들, 익숙한 것들, 맛있는 것들, 신기한 것들, 재미있는 것들, 다섯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기원전 4천 년부터 시작된 피임의 역사는 미혼 여성에겐 판매를 하지 않는 등 지금 보면 어처구니 없는 일도 있지만 수많은 착오 끝에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눈이 작은 여동생을 위해 오빠가 바셀린에 석탄가루를 넣어 만들었던 최초의 마스카라, 처음엔 마녀가 만들어낸 도구로 터부시 되었지만 귀족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게 된 포크, 서양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햄버거의 시초가 동양이었다는 사실, 콘플레이크의 양대 산맥인 포스트와 켈로그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 카사노바의 발명품인 복권 이야기까지. 다양한 사물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발명품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어떤 발명품은 널리 쓰이면서 생명을 유지해가고 어떤 발명품은 시장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물들은 그런 과정을 거쳐 오랫동안 우리 곁에 남아 있는 물건들로 앞으로도 필요에 따라 그 모습이 조금씩 조금씩 발전, 변화해 가겠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 많은 사물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조사했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 노고 덕분에 편하게 책 한 권으로 사물의 민낯을 만나게 되어 고맙고 즐거웠습니다. 저자의 이전 책들도 찾아서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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