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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공
다니구치 지로 지음, 심선지 옮김 / 이숲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을 처음 만나게 된건 도서관에서였습니다. 우연히 발견한 다니구치 지로의 <느티나무의 선물>은 잔잔한 이야기로 읽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동안 일본 만화는 독특한 이야기와 멋진 그림등으로 기억되는 이미지였는데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은 그런 일본만화의 이미지를 바꾸었습니다. 그림이 예쁘고 멋지지는 않지만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따뜻한 만화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랴부랴 찾아보니 <열네 살>이라는 작품과 <아버지>라는 작품이 있기에 도서관에서 빌려다 부지런히 읽었습니다. 역시 따뜻함이 느껴지는 책이라 좋았습니다. <신들의 봉우리>와 <K>는 서점에서 구입해서 읽으며 감탄했습니다. 우연히 만난 다니구치 지로는 그 후로 완소 작가가 됐습니다.
다니구치 지로의 소개를 들여다보니 상을 참 많이 받았구나 싶습니다. <열네 살>은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에서, <아버지>는 2001년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과 스페인 국제만화 페스티벌에서, <신들의 봉우리>로는 2005년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작화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감동적이고 따뜻한 만화를 좋아하는건 누구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다니구치 지로가 어느정도의 인지도가 있는 작가인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완소작가이기에 그의 작품이 출간됐다는 소식은 반갑기만 했습니다. 이번 작품 <창공>은 어떤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만났습니다.
오토바이와 승합차의 사고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승합차를 운전했던 쿠보타 카즈히로는 22일 간의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만 낯선 상황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타쿠야'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고 거울 속에서 발견한 자신의 모습도 전혀 낯선 모습이었습니다. 사고로 인해 오토바이를 운전했던 오노테라 타쿠야의 몸에 쿠보타 카즈히로의 혼이 들었던 것입니다. 쿠보타 카즈히로는 이미 사망을 했고 타쿠야의 몸에 깃든 쿠보타의 영혼도 시간이 가면서 서서히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쿠보타는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남겨진 아내와 딸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타쿠야의 새어머니와의 갈등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입니다.
이전에 읽었던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우연한 사고로 인해 서로의 영혼이 바뀌는 설정은 여러 곳에서 본터라 조금 식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족에 대한 따뜻함이 흐르는 이야기는 역시 다니구치 지로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다니구치 지로의 국내 출간 작품은 모두 읽었으니 한동안 <신들의 봉우리>와 <열네 살>을 읽으면서 그의 작품이 출간되기를 기다려야겠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의 제공 도서를 읽고 진솔하게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