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가지 색깔의 동화

사료를 드립니다 - 제8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ㅣ 미래의 고전 27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월

다 큰 어른인데도 동화나 그림책을 읽는걸 좋아합니다. 귀엽고 아름다운 그림이 가득한 그림책을 보면 마음도 차분해지고 기분도 좋아져서 울적할 때에는 일부러 그림책을 꺼내 들여다봅니다. 동화책은 또 동화책만의 매력이 있습니다. 특히 요즘 동화책들은 교훈을 주는데 주력했던 예전의 동화책과는 달리 일상을 고스란히 담아서 솔직담백하게 그려내는 경향이 있어 읽는 재미도 있고 마음 따뜻하게 하는 감동도 있습니다. 동화책을 좋아하다보니 이금이 작가의 이름이 아주 익숙합니다. <너도 하늘말나리야>, <밤티 마을~ >시리즈, <주머니 속의 고래>, <유진과 유진> 등 너무도 유명한 작품들이 많은 작가라 동화를 조금이라도 읽는 사람이라면 이금이 작가가 무척이나 낯익을겁니다. 그래서 이금이 작가의 5편의 단편 동화를 묶은 <사료를 드립니다>를 읽는데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습니다.

<사료를 드립니다>는 같은 제목의 동화를 포함해서 모두 다섯 편의 동화가 실려있습니다. <조폭 모녀>는 자신의 엄마를 조폭 엄마라고 생각하는 민지가 뜻밖의 모습의 엄마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민지가 좋아하는 영민이의 학습지 선생님이 다름아닌 민지네 엄마였는데 민지의 생각과는 달리 영민이는 학습지 선생님을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건조주의보>는 가족들은 각종 건조증을 갖고 있는데 자신만 건조증이 없어 살짝 소외감을 느끼는 건우의 이야기를, <몰래 카메라>는 몰래 카메라일것이라 생각하고 무거운 짐을 든 할머니를 도운 유나가 요술 주머니를 얻으면서 일어난 일을, <이상한 숙제>는 '아름다운 사람 찾기'라는 숙제를 하면서 진정한 아름다운 사람을 찾게 되는 혜빈이의 이야기를, <사료를 드립니다>는 유학을 가게 되어 10년을 가족처럼 지내던 애완견 장군이와 이별하게 된 장우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다섯 편의 동화가 특별할 것도 없이 담담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금이 작가의 동화가 지닌 매력이 바로 그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주위에 있을법한 이야기를 우리 주위에 있을법한 등장인물들을 통해 들려주는 동화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일정한 패턴을 보이는 동화의 모습에서 조금은 벗어나 때로는 담담하고 때로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그런 동화였습니다. 이번에는 짧은 단편들을 만났으니 다음에는 이금이 작가의 장편동화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동화를 읽으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 더 가깝게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힘이 많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생깁니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