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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아와 새튼이 - 한국 최초 법의학자 문국진이 들려주는 사건 현장 이야기
문국진 지음 / 알마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1985년에 발간됐던 <새튼이>와 그 이듬해 발간된 <지상아 1,2>를 재편집해서 새롭게 엮은 책입니다. 지금부터 30년 가까이 전에 쓰여졌던 책인데 그 시절에도 이런 책이 발간됐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지금은 과학수사에 관해 사회적으로 알려진 것들도 많고 서적도 많이 출간되어있지만 그 시절엔 과학수사에 대한 인식도 많이 부족했을텐데 이런 책이 나왔었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요즘엔 미드 <CSI>가 폭풍같은 인기를 얻고 우리나라에서도 법의학을 다룬 드라마가 방영되기도 하니 과학수사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가까이 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선 조금은 오래된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과학수사가 범인을 찾는데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충분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문국진 박사는 국과수 최초의 법의관이자 국내 대학원 법의학교실의 창립자입니다. 우리나라에 법의학이라는 것이 생소할때 가장 선두에 서서 누구보다 오랜 세월 동안 사건 현장을 겪어온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라고 합니다. 이전에도 수많은 저서를 발표했는데 그 중에서 <명화와 의학의 만남>, <미술과 범죄> 등의 책을 만나봤습니다. 꽤 오래전에 읽었는데 명화 속의 인물에 대해 법의학적 관점에서 풀어내는 이야기가 참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이번 책은 내가 읽었던 책보다 훨씬 오래전에 쓰였던 책이지만 그 시절엔 어떤 사건이 벌어졌고 과학수사가 어떻게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됐는지 만날 수 있을거라 기대가 됐습니다.
<지상아와 새튼이>는 '완전범죄는 가능한가', '성범죄 사건', '지능적인 사건의 전말', '어처구니 없는 사건', '기이한 사건' 이라는 소제목으로 다섯 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자살처럼 보이지 않는 사건이었지만 과학적인 근거로 풀어서 명백한 자살임을 밝힌 사건, 삭발된 음모를 근거로 피해자의 신원을 밝혀 해결한 사건, 물에 빠져 사망한 여자의 손에 쥐어져 있던 풀줄기로 인해 범인을 찾아낸 사건, 간강사건으로 위장하려 했던 사건, 태내에서 사망한 지 오래된 지상아가 등장하는 사건 등 많은 사건을 해결한 과학수사 방법을 보여줍니다. 형수님에게 수혈하려던 형님을 대신해서 수혈하는 바람에 형수님을 죽음에 이르게한 동생의 이야기는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그 당시 혈액형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었는지 단적으로 알려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책은 전문적인 용어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 실제 사건을 예로 들어가며 풀어내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조금 오래된 느낌이 나는 사건도 있었지만 그런 이야기에는 현재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살짝 풀어주어서 거북하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문국진 박사의 책을 세 권 읽었는데 모두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다른 책이 한 권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니 그 책도 챙겨 읽어야 겠습니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