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18년을 도둑맞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해보려해도 좀처럼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막연히 끔찍하겠다, 화가 난다, 절망스럽다는 감정들이 떠다닐뿐 짐작조차 되지않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가족들이 있는 집에 가지 못하고 낯선 사람에 의해 낯선 곳에 감금되어 끔찍한 시간들을 보내야한다면... 며칠동안도 아니고 몇 달도 아니고, 자그마치 18년이나 감금 아닌 감금 생활을 해야한다면... 생각만으로도 절망적인 기분이 듭니다. 이 책의 저자 제이시 두가드는 그런 끔찍한 시간을 겪었습니다. 열 한살이던 어느날 성범죄를 저지르고 가석방 상태인 한 남자에게 납치를 당합니다. 조용히 있지 않으면 무섭게 생긴 개가 공격할거라는 협박에 어린 소녀는 무서움에 떨며 숨죽이고 있습니다. 사방이 막힌 곳에서 소녀는 자유를 잃어버리고 감금당합니다. 그곳에서 성적인 학대를 받고 교육 받을 기회도 얻지 못하고 열 네 살에 첫 아이를 낳고, 열 일곱에 둘째 아이를 낳습니다. 자신을 감금하고 통제하는 남자에게 분노를 느끼면서도 그 사람만이 대화 상대가 되고 먹을거리를 갖다주며 모든 일을 처리해주는 상황에 의지하는 마음도 생깁니다. 이런 정신적인 혼란을 어린 소녀는 어떻게 견뎌낼 수 있었을까요.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는 남자의 아이를 낳아 기르는 혼란스러움을 소녀는 어떻게 견대낼 수 있었을까요. 열 한살이던 소녀는 스물 아홉살이 되어 자신을 감금하던 곳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감금되어 있던 곳은 외딴 시골도 아니고 아무도 찾지 않는 산 속도 아니었습니다. 이웃이 가까이 있고 가석방 중인 남자를 관리하는 보호관찰관도 드나듭니다. 그런 곳에서 끔찍한 일이 18년 동안 벌어지는데도 그 누구도 발견하고 소녀를 구해주지 못했다는건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18년 간 통제를 받아오던 소녀는 스스로 그곳을 탈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잊어버리고 맙니다. 우연에 우연이 겹쳐서 겨우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갑갑했습니다.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 이 세상에는 벌어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참담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제 조금씩 상처를 극복해가면서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는 그녀의 용기가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이 책을 내는데도 큰 용기가 필요했을텐데 말이죠. 그동안의 상처를 빨리 극복해내고 그녀가 사랑하는 딸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빕니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끔찍한 일을 겪는 사람이 생기질 않기를...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