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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판타지 - 스파이처럼 여행한 26가지 에피소드
오세아 지음 / 시공사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모스크바'하면 떠오르는건 광활한 대지에 휘날리는 눈보라, 그리고 닥터 지바고... 최근에는 무서운 스킨헤드족들이 떠오릅니다. 모스크바에 갈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겨울을 좋아하는 내게는 제법 매력적인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종차별주의자들의 무차별 공격과 테러 소식을 들으면서 가지 말아야할 곳으로 마음 한 켠에 자리잡았습니다. 아름다운 겨울을 볼 수 있는 나라는 그곳 말고도 많이 있기에 굳이 애써 위험한 생각이 드는 그곳에 갈 이유가 없어진거죠. 이 책의 저자도 그런 마음으로 모스크바에 첫발을 내딛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1년이 넘게 씩씩하게 모스크바에서 살고 있고 모스크바를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어쩌면 모스크바의 위험에 대해 내가 과장해서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따라서 모스크바로 훌쩍 떠났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긴하지만 낯설고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는 모스크바로 떠나는데는 큰 결심이 필요했습니다. 처음엔 혼자서는 외출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그녀였지만 차츰 모스크바에 익숙해지면서 혼자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관람하고 쇼핑에 나서기도 하고 스타일리쉬한 사람의 뒤를 쫓아 새로운 쇼핑 공간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치열하게 살았던만큼 빈둥빈둥 시간을 보내는 모스크바 생활에 불안해하기도 하지만 그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모스크바의 매력에 흠뻑 빠지면서 행복해합니다.
<모스크바 판타지>는 그녀가 모스크바에서 보낸 1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모스크바의 볼거리, 먹거리들을 풍부한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잠시 머물렀던 여행자의 입장에서 쓴 책이 아니라 1년여를 생활하면서 알아낸 곳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조금 더 신뢰가 갑니다. 비록 모스크바 여행서는 처음 만나본터라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곳들이 얼마나 알찬 정보인지 알아볼 능력이 없긴하지만 말이죠. 이 책을 통해 모스크바에 대한 편견이 조금 깨졌습니다. 무뚝뚝한 사람들의 나라, 스킨헤드가 마구잡이 공격을 할지도 모르는 위험한 나라라는 편견이 조금씩 물러가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속정이 깊은 사람들이 있는 나라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새하얗고 추운 겨울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모스크바를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