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4킬로미터의 행복 - 바쁜 마음도 쉬어 가는 라오스 여행기
김향미.양학용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요즘 집에서 가까운 산에 다니는데 매번 비슷한 시간에 산에 오르다보니 자주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유독 기억에 남고 마음이 흐뭇해지는 50대 부부가 있습니다. 남편이 아내의 배낭을 짊어지고 손을 꼭 잡고 산에 오르면서 소근소근 대화를 나누며 웃음짓는 모습이 참 보기좋았습니다. 나도 저렇게 나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행복한 부부의 조건 중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것이 공통적으로 함께 즐길 무언가를 갖는게 아닌가 싶어요. 남편은 집에서 뒹굴뒹굴 하는걸 행복해 하는데 아내는 집에 있는걸 답답해하고 외출을 해야 행복해 한다면 둘이 합의점을 잘 찾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불행한 결혼생활이 되기 쉽습니다.

 

<시속 4킬로미터의 행복>의 저자인 부부는 그런 면에서 천생연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세금을 빼서 3년간 세계를 돌아다녔다니 서로의 가치관이 달랐다면 불가능했을 일입니다. 살아가는데 있어 어느 부분에 가치를 두느냐는 저마다 다를수 밖에 없는데 부부라면 이 부분이 비슷해야 합니다. 한 사람은 전세금을 빼서 세계 여행을 떠나자고 하는데 한 사람은 경제적인 안정이 우선이라 생각한다면 그 여행은 이루어지기가 힘듭니다. 김향미, 양학용 부부는 47개국을 967일간 여행하고 돌아왔고 지금은 제주도에 터를 잡고 살고 있습니다. 이번 책은 이들 부부가 떠난 라오스 여행기입니다.

 

특별할것도 없는 나라, 라오스에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이 모여드는 이유가 무얼까요. 아마도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욕심내지 않고 일할 만큼만 일하면서 소박하게 웃는 사람들의 모습은 사진을 통해 보아도 흐뭇해집니다. 욕심 없는 마음이 사진을 보고 있는 내게도 옮겨올것만 같습니다. 소박한 사람들을 만나러 김향미, 양학용 부부가 라오스로 떠났습니다. 이 부부와 더할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나라라는 생각이 드는건 어쩐일일까요.

 

걷는 속도인 4킬로미터로 흐르는 그들의 여행을 함께 따라가다보니 더 많은 것이 보입니다. 자동차의 속도로 했던 여행에서는 미처 보지 못하고 스쳐지나갔던 들꽃, 바람, 아이의 웃음, 푸른 하늘..... 하는것도 없이 허둥지둥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내게 조금은 느려도 괜찮다고 건네는 위로같은, 고요한 휴식같은 그런 책이었습니다. 언젠가는 라오스를 시속 4킬로미터의 속도로 여행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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