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총사 1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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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에 나를 꼼짝없이 TV앞에 묶어놓았던건 뭐니뭐니해도 만화 방영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은 케이블 티비에서 24시간 애니메이션을 방송해주는 전문 채널도 있고 극장에서 애니메이션을 보는 일도 흔하지만 그때만해도 정규방송에서 하루에 잠깐씩 방송해주는 만화가 거의 유일하게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그러니 TV앞을 떠날수가 없었지요. 아직도 기억나는 빨강머리 앤, 캔디, 키다리 아저씨... 물론 삼총사도 있었습니다.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 다르타냥까지 이름이 생생합니다. 어린 기억에도 주인공은 네명인데 왜 삼총사일까 궁금했던 생각이 납니다.

 

어린시절 기억의 한 조각을 차지하고 있던 <삼총사>를 완역본으로 만나볼 수 있다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믿음직한 출판사 시공사에서 말이 필요 없는 김석희님의 번역으로 <삼총사>를 두툼한 두 권의 양장본으로 만날 수 있어서 기대가 컸습니다. 어린시절 TV안에서 살아 움직이던 그들의 원래 본연의 모습을 만나기 위해 책장을 열었습니다. 그곳에는 내 기억과는 또다른 인간적인 삼총사가 있었습니다. 내가 기억하던 삼총사와는 사뭇다른 모습이라 놀랍기도했지만 나름대로 즐겁기도 했습니다.

 

가스코뉴 지방 귀족인 다르타냥은 총사대장인 트레빌과 아는 사이인 아버지의 소개장을 들고 부푼 꿈을 안고 파리에 도착합니다. 하지만 사소한 시비에 휘말려 아버지의 편지는 잃어버리고 트레빌을 만나고 나오는길에 아토스, 아라미, 포르토스와 각각 결투를 약속하고 맙니다. 어찌하다 한곳에 모이게 된 넷은 추기경파와 맞서 싸우게되고 이를 계기로 의기투합합니다. 왕비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되찾기위해 런던에 다녀오는 모험을 하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지루하지 않게 흘러갑니다. 다르타냥,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는 정의롭고 훌륭하기만한 총사들이 아니었습니다. 아토스는 과거를 꽁꽁 숨기고 여자는 멀리하고, 아라미스는 신부가 되려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편지를 받고는 순식간에 마음을 돌립니다. 포르토스는 돈 때문에 돈이 많은 유부녀와 연애를 하고 포르토스는 사랑에 쉽게 빠지고 자신의 사랑을 위해 다른 여자의 사랑을 이용합니다. 도박도 수시로 하고 돈을 흥청망청 써버리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들이 생각했던 삼총사의 모습과 달라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삼총사의 좋은 점들만 어린이용으로 각색한 만화를 전부인양 믿었던게 생각하니 우습기도 합니다. 예상과는 달랐지만 완벽한 영웅의 모습이 아닌 인간적고 소탈한, 소박하기까지한 본연의 <삼총사>를 만나 즐거웠습니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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