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모메 식당의 여자들 - 인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나선 여자들의 속깊은 이야기 키친앤소울 시리즈 Kitchen & Soul series 2
황희연 지음 / 예담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카모메 식당의 여자들>을 말하기 전에 영화 <카모메 식당>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이 저자는 영화 <카모메 식당>을 보고 영화의 주인공 사치에처럼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여자들을 원 없이 만나보고 싶어졌다고 합니다. 저자는 영화를 보고 떠난 핀란드 여행길에서 카모메 식당에서 푸짐한 음식을 맛보겠다는 바람은 이루지 못했지만 자신이 사치에가 되어 만나고 싶은 여자들을 만나겠다는, '카모메 식당의 여자들을 만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합니다.

 

영화 <카모메 식당>은 내게도 마음 깊이 남아 있는 영화입니다. 낯가림 심한 이 영화는 2개의 인디영화관에서 조용히 개봉해서 조용히 상영관을 늘려가며 인기를 모았습니다. <카모메 식당>에는 엄청난 사건이 벌어지지도 않고 눈이 휘둥그레질만큼 아름다운 배우들이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평범하고 소박한 그 영화에는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 무엇이 있었습니다. 핀란드에서 일본식 식당 '카모메 식당'을 연 사치에. 한달째 손님이 들지 않지만 사치에는 조급하게 굴지 않습니다. 카모메 식당에 미도리가 찾아와 식당 일을 돕게되고 공항에서 가방을 잃어버린 일본 여성도 한 명 찾아옵니다. 카모메 식당은 조금씩 사람이 채워져갑니다.

 

이 책 <카모메 식당의 여자들>도 영화 <카모메 식당>과 닮아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하지만 자신의 꿈을 찾아 걷고 있는 씩씩한 여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삼십대의 인생을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아홉 명의 여자들이 등장하는데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만난 사람들이 생각나는건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저자부터가 그렇습니다. 잘나가는 영화 잡지 기자로 일하다 그만두고 여행작가로, 영화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어쩌면 자신과 닮은 여자들을 만나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책 속에는 그녀와 닮은 그녀들이 있었습니다.

 

패션지 기자에서 한옥카페 주인이 된 나정원씨, 전산실 프로그래머에서 다큐멘터리 감독의 길을 걷고 있는 정호현씨, SM 엔터테인먼트 부장에서 통영의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을 꿈꾸는 이경원씨, 특수학교 교사에서 인디 뮤지션의 길을 선택한 시와, 사진기자에서 가방쇼핑몰 사장으로 변신한 이수진씨, 방송작가에서 세계를 유랑하는 여행가가 된 미노, 패션 디자이너에서 주부로, 다시 동화작가로 변모한 이반디씨, 영화진흥위원회 국제팀 출판담당자에서 언어치료사의 길을 걷는 양유정씨, 쟁쟁한 다양한 직업을 거쳐 인류학 탐험가의 길을 걷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 이민영씨.

 

이렇게 보면 단순히 스펙이 굉장한 여자들을 만난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그녀들의 꿈은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입니다. 흔히 말하는 사회적 성공을 거둔게 아니라 자신의 꿈을 찾아 한걸음 한걸음 걷고 있는 씩씩한 여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그녀들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을 이룬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만의 꿈을 위해 고민하고 결단내려서 묵묵히 걷고 있는 그녀들은 행복할테니 말이죠. 책을 덮으면서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꿈을 놓지 말아야겠단 생각도 해 봅니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