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바 마을 이야기
베르나르도 아차가 지음, 송병선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지금처럼 볼거리가 넘쳐나지 않았던 어린 시절엔 TV에서 해주던 외화 시리즈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특히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현실과 환상이 뒤범벅되어 있는 이야기를 단편으로 방영해주던 <환상특급>이라는 외화 시리즈를 상당히 좋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워낙 세계적으로도 성공한 작품이라 1960년대, 1980년대, 2000년대 세 차례나 만들어졌고 영화로도 제작되었으니 대단한 작품이지요. 기묘한 이야기, 무서운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 슬픈 이야기 등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 같아서 어린 내게도 몹시 흥미롭고 재미있었던게 또렷이 기억납니다.

 

<오바바 마을 이야기>의 책소개를 보고서도 그 <환상특급>을 떠올렸습니다. 상상의 마을 오바바를 배경으로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기이하고 신비한 스물여섯 편의 아름다운 이야기라니 그야말로 내가 좋아하는 소설일거란 반가움과 기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바스크 문화의 수호자'라 일컬어진다는 베르나르도 아차가는 바스크어로  이 작품을 썼다고 합니다. 바스크어는 고립어로 수십만의 사람만이 사용하는 언어라고 합니다. 소수민족의 언어로 쓰인 작품이 스페인 국립문학상을 수상하고 세계 여러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어 소개되는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합니다.

 

<오바바 마을 이야기>는 스물 여섯 편의 이야기가 연작으로 실려있는데 각각의 이야기는 독립성을 지니면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스물 여섯 편의 이야기는 또 다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1부 '어린시절'은 오바바 마을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바바 주민을 멸시하는 아버지와 함께 살지만 오바바 마을에 섞이고 싶어했던 에스테반, 어린아이가 멧돼지로 변신해 오바바 마을에 복수하러 온다는 내용의 수사신부 리사르디의 편지, 예전에 살았던 도시만 바라보며 오바바에 실망한 여교사.... 2부 '비야메디아나 마을을 기리는 아홉 마디의 말'은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3부 '마지막 단어를 찾아서'에는 스무개의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환상특급>을 떠올리며 신이 나서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그것만큼 수월하게 읽히진 않았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 책에 대한 정보는 최소한으로 얻은 후에 읽기를 좋아하는데 <오바바 마을 이야기>는 초반에 조금 읽다가 인터넷 서점의 책 소개글을 찬찬히 읽은 후에 다시 읽었습니다. 각각의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고 다시 읽으니 조금 낫더라구요. 쉽게 쉽게 읽을만한 책은 아니었지만 독특한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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