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장을 뛰게 하는 무언가를

심장이 뛴다 라틴아메리카 - 꿈꾸는 청춘 11명의 스페인.중남미 모험기
에스빠뇰 엔 신촌 지음 / 하이브리드(동아시아) / 2011년 7월

'라틴 아메리카'하면 떠오르는게 '정열'과 '게으름'입니다. '정열'과 '게으름'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단어인데 말이죠.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이 정열적인건 익히 알려져 있는 일입니다.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열정적인 그네들의 모습은 낯설지 않습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도 나름 열정적이고 다혈질이기도 하지만 우리네의 그것과는 분위기가 다른 '정열'입니다. '게으름'은 그네들에게 갖고 있는 나의 편견인지도 모릅니다. 뜨거운 날씨 때문에 오후에는 시에스타를 즐기고 무슨 일에든 여유를 갖고 있는 사람들... '게으름'이 아니라 '여유'라는 단어로 바꾸어도 좋겠네요.

 

기회가 된다면 쿠바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체 게바라가 목숨을 바쳐 혁명을 일으킨 나라, 어쩐지 우리나라의 '한'이라는 감정과 닮아 있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음악이 곳곳에 흐를것만 같은 그 나라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슬픈듯, 신나는듯 하는 쿠바 음악을 들으며 아름다운 해변을 거닐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아직은 꿈을 이루지 못하고 대리만족의 마음으로 <심장이 뛴다 라틴아메리카>를 집어들었습니다.

 

<심장이 뛴다 라틴아메리카>는 11명의 젊은이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저마다의 목적을 갖고 라틴아메리카의 곳곳으로 날아간 청춘들의 이야기를 만나고 있자니 내 심장도 쿵쾅거립니다. 코스타리카, 쿠바, 멕시코, 스페인, 칠레, 에콰도르, 파나마 등의 나라를 만날 수 있습니다. 여행을 목적으로, 학생의 신분으로, 봉사의 목적으로, 어학을 배우기 위해서, 아버지의 일 때문에, 코이카 국제협력단원으로 군 복무를 수행하는 이유로.... 저마다의 상황이 모두 다르기에 11편의 이야기가 저마다 다른 색깔을 내고 있어서 지루할 틈 없이 읽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 부러움이였습니다. 저마다의 이유로 우리 나라가 아닌 곳에서 씩씩하게 지내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니 그 시절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싶어집니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겁먹고 웅크린 모습으로 살고 있지 않나 하는 후회도 듭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나의 심장을 뛰게할 무언가를 찾아나서고 싶습니다. 그 시작으로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삼아도 좋겠습니다. 라틴아메리카에 간다면 그 시작은 쿠바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