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나구 - 죽은 자와 산 자의 고리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문학사상사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일생에 단 한번, 죽은 사람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그런 기회가 생긴다면 누구를 만나야 할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 마음에는 친할머니를 만나고 싶습니다. 아직은 부모님도 만날 볼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도 항상 곁에 있으니 하늘나라로 떠난 사람 중 떠오르는 사람은 친할머니 뿐입니다. 할머니와 30년 가까이 함께 살았고 친구처럼 지냈던터라 지금도 할머니가 그립기때문에 망설임없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생에 단 한번뿐이고 나중을 생각하면 고민이 됩니다. 세월이 지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곁을 떠난 후에라면 깊은 고민에 빠질것 같습니다.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 수상작인 <츠나구>는 죽은 자와 산 자를 연결하는 사자(使者)가 등장합니다. 죽은 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사자, 츠나구는 산 자에게 의뢰를 받아서 죽은 자에게 의사를 묻고 죽은 자도 만나길 원하면 자리를 만들어 줍니다. 여기에는 규칙이 있습니다. 산 자에게나 죽은 자 모두에게 일생에 단 한번의 기회만 있습니다. 죽은 자는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만나길 요청할때까지 기다릴 순 있지만 그 요청이 오지 않을 수도 있기에 잘 생각하고 결정해야합니다. 게다가 츠나구가 있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만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도 염두에 두어야합니다.

 

<츠나구>에는 다섯 사람의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츠나구를 만날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를 아이돌 출신 연예인을 만나는데 쓰는 히라세 마나미. 그녀는 사람들과 어울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자신의 존재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우연히 연예인인 미즈시로 사오리에게 도움을 받았던 그녀는 미즈시로 사오리가 급작스럽게 죽자 소문으로 들었던 츠나구를 찾습니다. 츠나구를 통해 사오리를 만나고 싶다고 말하지만 유명한 연예인인 사오리가 단 한번의 기회를 그녀에게 사용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머니의 유언으로 츠나구의 존재를 알게 된 하타다는 츠나구의 존재를 의심하면서 의뢰를 합니다. 어머니를 다시 만나 중요한 서류의 위치를 물어보겠다는게 그 이유입니다. 가문의 장남으로 살면서 무거운 책임감으로 똘똘뭉쳐 있던 하타다는 어머니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요. 세번째 의뢰인은 단짝을 사고로 잃은 여고생 아라시입니다. 아라시가 단짝 미소노를 만나고 싶어하는데는 친구가 그리워서라는 이유말고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아라시와 미소노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던걸까요. 네번째 의뢰인은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약혼녀를 7년이나 기다리고 있는 쓰치야는 설마하는 마음으로 츠나구에게 그녀를 만나게 해달라고 의뢰합니다. 그녀는 정말 죽은걸까요.   

 

마지막으로 츠나구 일을 할머니에게 전수 받게 된 아유미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어린 시절 화목하고 다정했던 부모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아유미지만 아버지가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살했다는 소문을 들어왔습니다. 부모님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무엇인지 아버지나 어머니를 만나 확인해 볼 수도 있지만 아유미는 고민합니다. 할머니에게 츠나구를 전수 받으면서 아유미는 점차 부모님의 죽음의 진실에 다가가게 됩니다.

 

다섯편의 이야기는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진행됩니다. 츠나구에게 의뢰해서 죽은 자를 만난 산 자들은 모두 행복해지지는 않습니다. 죽은 자와 다시 만나 오해를 풀고 죽은 자는 성불을 하고 산 자는 마음의 짐을 더는 해피엔딩만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죽은 자와 산 자가 단 한번 만난다는 소재의 이야기는 죽은 자의 역할과 산 자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츠나구에게 누구를 만나게 해달라고 할까 고민하지 않도록 사랑하는 사람들이 오래오래 내곁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