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스터리에 치중해서 책읽기를 하다보니 최근들어 국내 작가의 소설을 많이 읽지 못했습니다. <두근 두근 내 인생>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것이 얼마나 후회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우리나라 작가가 쓴 소설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우리말, 우리 문장을 새삼스레 곱씹으면서 이런 맛을 오랜동안 보지못했구나 싶어서 말이죠. 특별히 어려운 단어들을 사용하지 않아도, 예쁜 단어들을 사용하지 않아도 문장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감탄했습니다. 김애란 작가에 대한 호평은 들어온터였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역시 좋은 작가였구나 싶었습니다. 평범한 문장 같지만 입안에서 또르르 구르는 문장들, 눈 앞에서 아른거리는 풍경을 그려주는 문장들... 책을 몇 장 채 읽지 않았음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근 두근 내 인생>이 멋진 소설이라는걸. 책을 읽는 내 마음도 두근 두근대기 시작합니다. 두근거리는 인생의 주인공은 17살 소년 아름이입니다. 그리고 17살에 아름이를 낳은 미라와 대수.... 아름이는 열 일곱살이지만 이미 여든 나이의 육체를 지닌 조로증 환자입니다. 어린시절 발병한 이후로 아름이는 남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늙어갑니다. 학교에 다니지 못하지만 온갖 책들을 읽었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방법으로 '세상에서 가장 웃긴 자식'이 되기로 결심하는 기특한 아이입니다. 아름이는 옆집 장씨 할아버지와 친구처럼 지내지만 또래 친구는 없습니다. 아름이가 TV프로그램에 출연한 후 한 소녀로부터 메일을 받게됩니다. 아름이와 동갑이고 자신도 많이 아프다고 밝힌 소녀의 메일에 아름이는 망설이고 망설인 끝에 아무렇지 않은듯 답장을 하고 두 아이는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됩니다. 드디어 아름이의 인생은 좀 더 많이 두근거리게 됩니다. 이야기는 쉼없이 흘러갑니다. 열 일곱살의 뜨겁지만 풋풋한 미라와 대수의 이야기, 의젓하고 유머러스한 아름이 이야기, 아름이를 두근거리게 만드는 소녀 이야기, 아름이와 격없는 친구 같던 장씨 할아버지 이야기... 때로는 킥킥거리고 웃고, 때로는 눈물 찔끔거리면서 한 장 한 장 아까워하며 읽었습니다. 아름이의 두근거리는 인생을 만나면서 내 마음도 두근거렸습니다. 김애란 작가의 다른 작품도 몽땅 읽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