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일기 - 아프리카의 북서쪽 끝, 카나리아에서 펼쳐지는 달콤한 신혼 생활
싼마오 지음, 이지영 옮김 / 좋은생각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싼마오의 책을 세 권째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하라 이야기>, <흐느끼는 낙타>에 이어 <허수아비 일기>까지 만나게 되었으니 싼마오의 팬이라 자처해도 되겠죠. 싼마오의 글은 담백하고 솔직해서 좋아합니다. 에둘러 말하기 보다는 솔직하게 말하고 과도하게 감정이 흘러넘치지 않고 담백해서 좋지만 한편으로는 쓸쓸함과 우수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조심스럽게 싼마오의 성격이 그랬으리라 짐작해봅니다. 그녀의 성격도 그녀의 글처럼 솔직, 담백하지만 쓸쓸하지 않았을까요... 70년대에 씌여진 그녀의 글은 30년이 넘는 세월이 전혀 느껴지지 않게 세련되게 느껴지고 지금 이 순간 아프리카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젊은이가 썼다고 해도 믿겨질만 합니다.

 

유복한 집안에서 너그러운 부모님 아래서 자랐지만 학교 교육에 적응을 못한 싼마오는 스페인, 미국, 독일에서 대학을 다니고 세계의 곳곳을 떠돌며 자유롭게 삽니다. 그녀는 스페인 남자 호세를 만나 아프리카의 서사하라에서 결혼을 하고 신혼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때의 이야기를 담은 <사하라 이야기>를 저도 즐겁게 읽었는데 당시에도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고 하네요. 덕분에 그녀의 글을 많이 만나보게 되었다는건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서사하라의 복잡한 정세로 인해 전쟁 등 위험을 겪고 카나리아 제도로 이사해 호세와의 결혼 생활을 이어갑니다. 그 때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허수아비 일기>랍니다.

 

본격적인 카나리아 제도의 이야기에 들어가기 앞서 싼마오의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간략하게 들어있습니다. 싼마오 가족들의 이야기, 싼마오의 유학시절의 이야기, 결혼과 동시에 얻게된 시어머니에 관한 이야기가 카나리아 제도의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수록되어 있는데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싼마오의 성격이 어떤 식으로 형성되었는지 짐작케하는 부분이 많고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는 동서를 막론하고 위험하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카나리아 제도의 이야기는 기존의 그녀의 글이 그랬던것처럼 담백하고 유머러스해서 읽기에 편안합니다.

 

싼마오와 호세의 훗날을 알고있기에 그녀의 글이 그저 유쾌하게만 보이진 않았습니다. 결혼하고 7년쯤 후에 호세는 잠수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싼마오는 귀국해서 집필과 강연활동을 하던 그녀는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등지고 맙니다. 그들의 평범치 않은 삶을 알고 그녀의 글을 읽어선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합니다. 그렇게 사랑하던 두 사람이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수 없음이 안쓰럽기만 합니다. 그녀의 책이 27권 정도 있다고 하던데 다른 책들도 한 권 한 권 만나 볼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싼마오와 호세의 나머지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