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짐시리즈와 네 번째 만남

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 ㅣ In the Blue 4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11년 5월

벌써 네 번째입니다. 가치창조의 '번짐 시리즈'를 만난것도....

지금도 마음이 울적해지면 꺼내어 보고 마음의 평안을 얻고 있는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초콜릿과 와플과 멋진 건축물이 가득했던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 아름다운 장미와 사랑을 속삭이고픈 골목이 있던 '사랑이 번지는 곳, 불가리아'에 이어서 이번에는 '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를 만났습니다. 폴란드하면 떠오르는건 영화 '피아니스트' 속의 암울하고 어두침침한 느낌이었으니 오해도 그런 오해가 없었습니다. 아직도 대한민국이 전쟁 후의 빈곤한 나라라고 생각하는 외국인이 많다고 서운해 했었는데 나도 그 사람들과 마찬가지의 실례를 범하고 말았으니 폴란드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해봅니다^^;;

 

'번짐 시리즈'는 그동안 알고 있던 유~~명한 여행지가 아닌 숨은 보석같은 곳을 소개해주어 좋습니다. 물론 아는 사람은 알고 있던 이름난 아름다운 곳이겠지만 제게는 흔한 여행지가 아니어서 좋았어요. 크로아티아, 벨기에, 불가리아에 이어 이번에는 폴란드입니다. 쇼팽이 폴란드 태생이니 '선율이 번지는 곳'이라는 표현은 정말 적절하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보고나니 그저 쇼팽의 고향이기때문에 그런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폴란드 곳곳에 쇼팽이 살아숨쉬고 있는듯 하더군요. 이러니 폴란드는 선율이 번지는 곳이 맞습니다.

 

책의 구성은 그전의 책들과 마찬가지로 수채화 같은 그림과 풍경과 사람이 담긴 사진, 그리고 짤막한 글들로 채워져있습니다. 폴란드의 바르샤바, 토룬, 브로츠와프, 크라쿠프, 아우슈비치 등 다섯 곳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저마다의 매력이 듬뿍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항상 폴란드를 그리워했던 쇼팽의 마지막 소원이 자신의 심장이 폴란드로 돌아오는 것이었고 그 소원은 이루어져 지금 쇼팽의 심장은 바르샤바의 성 십자가 교회에서 쉬고 있다고 합니다. 바르샤바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도시의 85%가 '완파'되었지만 수도를 옮기지 않고 '재건'을 선택해서 거의 완전하게 재건을 해냈다니 폴란드인의 대단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네요. 

 

저자가 그리도 먹어보고 싶던 '진저 브레드'가 있는 곳 토룬은 강물이 유유히 흐르는 아름다운 곳이고 코페르니쿠스의 동상과 알고보면 으스스한 당나귀 동상이 있는 토룬은 특히나 골목이 아름다웠습니다. 브로츠와프는 도시 곳곳에 160개의 난장이 동상이 숨어 있다고 하는데 난장이 동상을 찾는 재미가 쏠쏠할것 같아요. 곳곳에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 난장이를 만나면 반갑고 즐거울듯 하네요. 크라쿠프에서 인상적이었던건 500년 동안 폴란드 왕이 거주했다는 바벨성과 거대한 지하 소금광산 비엘리츠카였어요. 기회가 되면 소금광산에 가서 쇼팽의 선율을 들어보고 싶어요.

 

마지막 여정은 아우슈비츠.

수많은 생명이 꺼져갔던 그곳에선 어떤 말도, 어떤 위로도 적절치 않습니다. 그저 조용히 애도하는 마음으로 있을뿐....

 

폴란드의 곳곳을 다니다보니 또다시 마음이 들썩입니다. 당장에라도 가방을 싸들고 비행기에 오르고 싶어집니다. 그렇게하지 못하니 괜스레 책만 뒤적거리게 되네요. 앞으로 얼마동안은 책 속의 폴란드를 만나고 또 만나게 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