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세상을 건너는 법 - 메콩강 따라 2,850km 여자 혼자 떠난 자전거 여행
이민영 글.사진 / 이랑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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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둔치에 가면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습니다. 헬멧을 쓰고 사이클복을 입고 날렵하게 빠진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씽씽 누비는 사람들을 보면 시원해보입니다. 가끔은 여행길에서 자전거에 짐을 싣고 팔락팔락 깃발을 꽂고 국도를 누비는 사람들을 보기도 합니다. 한강을 누비는 사람들은 시원해 보이는데 까맣게 그을린 얼굴로 국도를 누비는 사람은 지치고 힘들어 보이는 이유는 나 스스로가 자전거를 타고 한강은 달려봤지만 국도를 누비는 여행에는 자신이 없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잘 정비된 한강을 자전거로 달리는건 자신있는데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있고 자동차들이 옆을 쌩쌩 지나가는 국도를 자전거로 달리는건 영 자신이 없습니다.

 

말이 통하는 국내여행도 이렇듯 자신이 없는데 낯선 외국에서 그것도 잘 정비된 도로만 있는것도 아니고 흙길도 있고 자갈길도 있는 도로를, 어마어마한 고갯길이 많은 나라를 여자 혼자의 몸으로 자전거로 여행한다는건 엄두가 나지 않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여행을 감행한 용감한 여인이 있군요. 메콩강을 따라 총 2,850km를 자전거로 여행한 사람의 이야기를 <자전거로 세상을 건너는 법>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메콩강을 따라 태국,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를 여행하며 만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버스를 타기도 하고 히치하이킹을 하기도 하면서 총 2,850km를 자전거로 달립니다. 여행에서 보이는 것과 이동 속도는 반비례하는것 같습니다. 차를 타고 다니면 빨리 이동할 순 있지만 놓치고 보지 못하는 것들도 많죠. 천천히 다닐수록 보이는건 많습니다. 저자도 예전에 지났던 곳이었는데 자전거로 여행하면서 새삼스럽게 보이는것들이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현지인들과도 더 많이 눈을 맞출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여행은 없을지 모릅니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에 남는건 많은 그런 여행인것 같아 용감한 그녀가 부러워집니다.

 

여행을 하며 많은 사람도 만납니다. 4~5주씩 휴가를 받아 자전거 여행을 하는 유럽인들, 자동차를 개조해 수년간 여러나라를 여행하고 있는 중년의 아저씨, 세계적인 환경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을뿐 아니라 실제로 실천해가고 있는 젊은이들, 자전거로 여행하고 있는 한국인 커플, 레즈비언 부모 밑에서 시험관 아기로 세상에 태어난 긍정적이고 밝은 아가씨, 짐은 몽땅 뒤따라오는 차에 맡기고 홀가분하게 패키지 자전거 여행을 하는 그룹....

 

책을 읽어 갈수록 내가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로 살고 있는지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넓고 열린 시각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야 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책의 저자만큼 용감하지 못해 혼자서 자전거 여행을 할 수는 없겠지만 좋은 사람과 함께 느리게 느리게 여행하고 싶어집니다. 그럴 날이 머지않아 꼭 찾아오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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