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솔로 1 노희경 드라마 대본집 4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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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게 되어서 최근 몇 년 동안 본 드라마의 수는 다섯 손가락으로 꼽습니다. 친구들과 만났을때 드라마 얘기만 나오면 꿀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지만 그렇다고 보기 싫은 드라마를 억지로 보기는 싫더군요. 드라마를 별로 즐기지 않지만 꼭 챙겨보는 작가의 드라마가 있습니다. <네멋대로 해라>의 인정옥 작가와 <거짓말>의 노희경 작가입니다. 인정옥 작가야 워낙 작품수가 적어 볼 기회가 없지만 노희경 작가는 그래도 꾸준히 작품을 내는 편이라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가 시작된다는 소식은 가뭄에 단비같습니다.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는 언제나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있습니다. 등장인물은 착한 사람과 못된 사람으로 나누어져 있지 않고 그냥 나와 다를바 없는 '사람'입니다. 한없이 착하기만 하지도 않고 한없이 나쁘기만 하지도 않은 그런 평범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단편적으로 생각하면 나쁜 사람으로 여겨질만한 행동을 하는 사람도 들여다 보면 여린 마음을 가진 그저 '사람'일 뿐입니다. 그래서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가 좋습니다.

 

<굿바이 솔로>도 챙겨 본 드라마 중 하나입니다.

수희와 민호, 지안, 미리와 호철, 영숙과 미영이 할머니... 그들의 이야기를 보며 역시 '노희경표 드라마'구나 감탄했습니다.

남자에게 의존해서 살면서 여러 남자를 전전하는 엄마와는 다름 삶을 살고 싶어하는 수희는 어렵지만 혼자서 자신의 삶을 꿋꿋하게 살아갑니다. 수희에겐 좋은 회사에 다니며 능력있는 남자친구 지안이 있습니다. 지안은 애인인 수희와 절친인 민호에게까지 자신을 정직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괴로워 합니다.

 

민호는 부유하지만 복잡한 가정환경으로 집에서 나와 혼자 지내면서 말 못하는 미영이 할머니네 밥집에서 할머니와 친구처럼 지냅니다. 미리는 깡패인 호철을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호철은 겉으로 표현하진 않지만 미리가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호철의 옆 집으로 이사온 영숙은 무슨일인지 남편과 별거하면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지만 호탕하기만 합니다. 말 못하는 미영이 할머니는 이들 모두에게 따뜻한 엄마 품같은 사람입니다.

 

대본으로 <굿바이 솔로>을 읽는 동안 드라마 속의 장면과 오버랩되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카랑카랑하지만 호탕한 영숙의 웃음소리, 느릿하지만 따뜻하게 말하는 민호의 말투,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계산 없이 순수하게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미리의 모습.... 노희경 작가의 작품답게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녀의 또 다른 작품도 조만간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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