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탑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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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공놀이 노래>를 시작으로 국내 출간된 요코미조 세이시의 모든 책을 읽었다. 우리 조카들이 좋아하는 만화 '명탐정 김전일'의 할아버지라는 긴다이치 코스케의 활약을 보는것도 즐거웠고 일본 전통적인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것도 색달라 요코미조 세이시의 책을 꼬박꼬박 챙겨봤었다. 그래서 <삼수탑>도 당연하게 읽어야 할 책이었고 그렇게 했다.

 

요코미조의 책을 읽으면서 책이 쓰여진 시기와 현재와의 50년이 넘는 세월의 차이를 가끔 느끼기도 했지만 <삼수탑>만큼 절절하게 느낀적은 없었다. 오래된 한국영화의 손가락이 오글거리는 장면을 보는것처럼 책 읽는 동안 손가락이 오글거리고 목덜미가 근질근질했다. 물론 내가 이런류의 로맨스를 좋아하지 않는 탓도 있겠지만 미스터리 부분을 제외하고 로맨스 소설로 본다하더라도 글쎄올시다 싶었다.

 

좋은 집안에서 얌전한 처녀로 자란 오토네에게 뜻밖의 유산상속 소식이 전해진다. 잘 알지 못하던 친척 할아버지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게 되었는데 조건이 있었다. 슌사쿠라는 청년과 결혼을 해야한다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오토네는 슌사쿠를 시체의 모습으로 만나게 되고 오토네를 둘러싼 사람들은 차례차례 죽음에 몰린다. 오토네에게 접근한 운명같은 한 남자가 있었는데 정체를 알 수 없음에도 오토네는 자꾸만 그 남자에게 빠지게 된다. 과연 이 남자의 정체는 무엇이고 오토네와 어떤 결말을 맞게 될 것인가......   

 

학창시절에 유행했던 하이틴 로맨스라는 소설책들이 있었다. 조그마한 책이었는데 일정한 패턴이 있는 연애소설 종류였다.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그런 소설, 처음엔 싫어했던 나쁜 남자에게 점점 빠져들었는데 알고보니 좋은 집안의 좋은 남자였다는 둥.... 조금 진부하다 싶은 연애소설이었지만 학창시절엔 반에서 돌려보는 인기있는 소설이었다. 그런 인기가 있던 소설이었지만 그때도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삼수탑>을 읽으면서 자꾸 그 시절의 하이틴 로맨스가 떠올랐다. 그러니 이 책을 즐겁게 읽기란 내게 하늘의 별따기.

 

화자인 오토네의 감정에 전혀 공감할 수 없었고 결말 부분도 전혀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고 성급하게 마무리한 느낌이었다. 혹여 이 책 한 권만 읽고 요코미조 세이시를 판단하는 독자들이 있을까 염려스럽다. 내가 그동안 읽었던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은 이 작품과는 많이 달랐기에 그의 작품이 다시 출간되면 또 읽게 될거같다. 다음엔 이렇게 실망하는 일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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